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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췌)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지음, 이민아 옮김, 디플롯 본문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지음, 이민아 옮김, 디플롯, 2022
한국어판 서문
자연은 친화력과 협력이 넘치는 세계다.
들어가며 : 살아남고 진화하기 위하여
협력은 우리 종의 생존에 핵심이다. 다윈 “자상한 구성원들이 가장 많은 공동체가 가장 번성하여 가장 많은 수의 후손을 남겼다‘고 썼다. 다른 호모 종이 멸종하는 와중에 호모 사피엔스를 번성하게 한 것은 초강력 인지능력이었는데, 바로 협력적 의사소통 능력인 친화력이다. 다른 능력들이 아무리 고도로 발달하더라도 협력적 의사소통 능력과 결합하지 않으면 혁신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친화력은 자기가축화를 통해 진화했다.
1 생각에 대한 생각
손짓은 신기한 몸짓이다. 어떤 다른 동물도 손짓을 하지 않는다. 손짓은 심리학에서 ‘마음이론’이라고 부르는 타인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시작되는 관문이다.
2 다정함의 힘
사람에게 친화적인 동물이 더 높은 번식 성공률을 보일 때 가축화가 발생한다. 개의 협력적 의사소통 능력은 가축화의 결과로 진화한 것이다.
3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우리의 사촌
친화력의 상승은 모든 가축화된 동물에게서 나타날 뿐 아니라 가장 중요한 특질이기도 하다.
4 가축화된 마음
사회연결망은 기술 발전에 필수 요소다. 사회연결망이 확장되면 강력한 피드백 순환 고리가 시작된다. 사회적으로 연결될수록 우리는 더 나은 기술을 갖게 된다. 하얀 공막은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협력을 증진하는 데 두루 이바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5. 영원히 어리게
발달은 사회적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어려 보이는 외모는 개체의 생존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협력적 의사소통 기술은 사람 아기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때 나타났다. 이른 시기에 아직 덜 발달된 뇌로도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 기술이 우리 종에게 막대한 우위를 주었다. 자제력은 아주 더디게 발달해서 20대 초반이 되어야 완전한 성인 수준의 자제력을 갖추게 된다.
6 사람이라고 하기엔
자기가축화를 통해서 친화력이 강화된 우리 종에게도 새로운 형태의 공격성이 나타났다. 우리가 강렬하게 사랑하게 된 이들이 위협을 받을 때 사람은 더 큰 폭력성을 드러낼 수 있다. 우리의 친절함은 우리가 서로에게 행하는 잔인성과도 연결되어 있다. 우리의 본성을 길들이고 협력적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것도, 우리 내면에 최악의 속성의 씨앗을 뿌린 것도 동일한 뇌 부위에서 모두 일어나는 일이다.
7 불쾌한 골짜기
유인원이 사람과 동물의 중간 단계였다면, 흑인은 백인과 유인원의 중간 단계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여기에는 우생학이 아주 중요하 역할을 했다. 이 주장으로 노예무역에 대한 반감과 상류층 지식인들의 도덕적 딜레마가지 한 번에 해소할 수 있었다. 인종찹별주의 이후 시대에서 살아가는 인종적 소수 집단은 여전히 엄청난 불평등을 겪고 있다. 학자들은 전통적 편견이 신종 편견으로 대체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인종차별, 도덕 규범, 교육과 경제, 이 모든 것이 집단행동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설명해주는 주된 심리 요소는 편견과 순응 욕구, 권위에 대한 복종이었다. 하지만 여기에는 인간이 가장 큰 약점 하나가 빠져 있었다. 벤듀라는 비인간화가 인간의 잔인성을 설명해주는 중심 요소라고 결론을 내렸다. 인간의 잔인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왜 타자를 비인간화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프가 지적하는 것은 비인간화, 구체적으로 말하면 유인원화다. 어떤 개인이나 집단을 유인원으로 부르거나 유인원에 비유하다 보면 사람들의 심리에 도덕적 배제가 발생하며, 이렇게 유인원화의 표적이 된 개인이나 집단은 기본 인권을 지켜줄 필요가 없는 존재가 된다. 편견보다 유인원화가 현재 미국 사회에 존재하는 인종 간 격차를 잘 설명해주는 것이다. 자신들이 사람으로 대우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집단은 역으로 다른 집단 사람들을 비인간화하게 된다. 상당수의 백인과 흑인도 서로를 비인간화했다. 우리는 보복성 비인간화가 보편적 현상임을 추론할 수 있었다.
8 지고한 자유
우리 종은 독재자가 되도록 진화하지 않았다. 독재의 씨앗은 우리가 최초로 농작물을 수확하면서 함께 뿌려졌다. 농경 사회는 한 울타리 안에서 빼앗고 빼앗기는 제로섬게임에 갇히게 되었다. 사회지배 성향과 우파 권위주의 성향이 강한 사람들에게 높은 빈도로 나타나는 공통적 특징은 자신들의 집단 동질성에 위협으로 느껴지는 외부자들에 대해서 극도의 불관용을 보인다는 점이다.
사회지배 성향과 우파 권위주의 성향이 높은 사람들이 위협을 느낄 때는 타 집단 구성원을 비인간화하는 행동으로 반응하는 경향을 보인다. 세계대2차대전 때 유대인을 도운 사람들의 공통점은 그들 모두가 전쟁 전에 유대인 이웃이나 친구 혹은 직장 동료와 친하게 지낸 경험이 있었다. 이데올로기, 문화, 인종이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와 소통은 우리 모두가 같은 집단에 속하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효과적이고 보편적인 방법이다.
폭력은 폭력을 낳을 뿐이다 어떤 정치 이데올로기가 되었건 극단에 가까운 신봉자일수록 자신들에게 위협이 된다고 느끼는 집단을 비안간화하는 경항이 강하다. 체노웨스는 평화 시위의 성공률이 2배 더 높으며, 폭력적 국가 체제가 붕괴될 가능성은 4배가 더 높다는 결론이 나왔다. 폭력 시위보다는 평화 시위로 성공했을 때 민주적 체제가 수립되어 다시 내전 상태로 돌아가지 않는 경향이 더 높았다. 체노웨스의 연구는 폭력 시위 때보다 평화 시위 때 시위를 진압하는 공권력의 이탈이 더 많이 발생한다는 것도 보여준다.
최악은 사람들의 접촉을 막는 도시다. 도시계획가 마이 응우옌 “도시는 교류와 접촉을 증진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노출이 관용을 창조한다” 우리는 큰 규모의 집단 안에서 협력하며 살아갈 때 가장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종이다. 우리는 출신이 다양한 사람들과 생각을 교류할 때 가장 혁신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9 단짝 친구들
개의 역할이 가족의 일원에서 일꾼으로, 다시 사회적 지위를 강화하는 신분의 상징으로 바뀐 것은 농경 사회에서 산업화 사회는 바뀌는 동안 일어난 변화일 것이다. 민주주의와 경제적 번영이 확산되면서 우리의 개는 원래 있던 가족의 자리로 빠르게 복귀했다. 개를 대하는 태도에 대한 관점은 우리가 타인 즉, 다른 집단과 다른 인종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도 반영되는 것으로 보인다. 개에 대해 사회지배 성향이 높을수록 ‘열등한’집단에 속하는 타인을 동물로 바라보기 쉽다.
오레오(저자의 개)와 나눈 우정과 사랑으로 나는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 우리의 삶은 얼마나 많은 적을 정복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친구를 얻었느냐로 평가해야 함을. 그것이 우리 종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숨은 비결이다.
감수의 글
우자(다정한 자)생존
자기가축화 가설에 의하면 인간은 스스로 가축이 되었다 사실 가장 높은 수준의 가축화를 이룬 종이다. 개도 스스로 인간에게 가축화된 독특한 종인데, 개의 본성은 인간의 본성과 제법 비슷하다. 충성스럽고, 공감을 잘하고, 착하고, 따뜻하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지금까지 인류사는 그랬다. 하지만 덕분에 많이 죽기도 했다. 가족과 친구, 부족을 향한 편협한 다정함이, 더 넓은 집단을 향한 보편적 공감으로 확장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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