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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탄생,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저, 에코의 서재

나무와 들풀 2016. 6. 18. 11:46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미셸 루트번스타인 지음/ 에코의 서재/ 25000원

 


 

 

 이 책은 '다빈치에서 파인먼까지 창조성을 빛낸 사람들의 생각의 도구'란 부재가 붙어 있는 아주 두꺼운 책이다.

 혁신 학교를 진행하며, 아니 혁신 학교 진행 이전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며 우리의 교육 과정이 현대 사회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다. 그리고 그 간극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교실에서 쏟았다. 그렇게 했지만 노력을 쏟아부으면 부을수록 답답해지는 현실과 명박 대통령이 집권한 후의 교육의 상황은 21세기 교육과는 더욱 더 먼 방향으로 치닫는 걸 보며 몹시 안타까워했다. 솔직히 말하면 교사로서의 위기를 느꼈다. 제대로 된 교육을 못 하는 바엔 차라리 교직을 떠나야 함이 옳지 않은가 하는.

 그렇지만 교직을 천직으로 여기는 나로선 그 자릴 박차고 나갈 수 없었다. 오히려 그럴수록 공교육을 바로 세울 대안을 찾는 게 나의 책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리를 잡았다.

 그러면서 김상곤 교육감의 혁신 학교를 만났다. 눈이 번쩍 띄였다. 이런 학교라면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섰다.

 무언가에 필이 꽂히면 투우장의 소처럼 앞만 보고 달려가는 미련하고 우둔한 나, 혁신 학교에 미쳐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다.

 작년 혁신 학교를 준비하며 공부를 할 때, 가장 많은 부분을 할애했던 것이 교육에 대한 패러다임이었다. 바뀌긴 바뀌었는데 그 바뀐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며, 어떻게 동료 교사들에게 설명할까 하는 것.

 교육이 지식 암기와 전달이 아니라 세상에 떠도는 지식을 필요에 따라 구슬을 꿰듯 연결짓고, 만들고, 통합하여 새로운 생산물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키우는게 교육이라고 이걸 이젠 학교에서 해야한다는 것.

 그리고 만난 책이 생각의 탄생이다.

 여기선 생각의 도구를 13가지로 나누는데 관찰, 형상화, 추상화, 패턴인식, 패턴형성, 유추, 몸으로 생각하기, 감정이입, 차원적 사고, 모형 만들기, 놀이, 변형, 통합으로 나누었다. 놀이를 가지고 15년을 넘게 학교 현장에서 연구하고 있는 나는 이 생각에 동의하면서도 동의할 수 없었다.

 여기에서 말하는 13가지의 도구들은 다 놀이를 하는 과정에서 습득하고, 활용하는 도구들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놀이를 그 도구들 가운데 하나로 넣고 있기에 저자들이 과연 놀이를 하고 컸나 싶었다.

 이 생각의 도구들, 특히 관찰, 형상화, 추상화, 유추, 감정 이입, 변형, 통합은 국어 수업을 할 때 필요한 도구들이며 제대로 된 국어 수업을 통해 길러지는 것들이다. 그리고 몸으로 생각하기 같은 경우는 내가 문학 수업을 하면서 많이 사용했던 방법들이었다.

 결국 저자들은 교육의 목적을 일과 취미를 조화시켜 살아갈 수 있는 전인을 기르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 이 것이 바로 혁신 학교의 목표와 딱 일치하는 것이다.

 생각이라는 것은 가장 기본이 잘 듣는 것에서 시작하여 잘 본 후에 자신의 것을 표현할 때 완성되는 것인데 이게 곧 '배움'의 제대로 된 정의랄 수 있다.

 그렇다면 교육은 생각을 제대로 할 줄 아는 사람을 길러내는 게 그 목적이며 그런 의미에서 일제고사와 같은 쓸데 없는 시험들은 하루 빨리 없어져야 우리 나라의 교육이 올바르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거다.

 아! 이명박 대통령에게 이 책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