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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니, 공지영 저, 창비

나무와 들풀 2016. 6. 18. 11:44

도가니

공지영 저, 창비, 10000원

 

 이런 류의 소설은 읽고 싶지 않다.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하기 때문에. 그리고 이런 일들이 우리 사회에서 '소설같은' 일이 아니기 때문에.

 어찌 보면 아주 흔하디 흔한 일이기 때문에. 우리가 읽는다고 해서 공감하고 눈물 흘린다고 해서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에. 그래서 피하다가 결국은 방학이 주는 여유 때문에 보게 되었다.  

 역시나 불편했다. 경찰서와 교육청 시청에서 보이는 행태가 현실과 똑 같고, 교사도 똑 같고, 교장도 같고, 행정실장도 같고, 판사도 같고, 검사도 같고, 사람들도 같고.

 다른 게 있다면, 인권센타 간사와 강인호 선생, 최 목사와 장애인 아동. 사실 이런 사람들은 현실에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이 책은 소설인 것이다. 현실에서는 벌어질 수 없는 그런 마무리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현실은 약자의 처절한 패배로 끝나는데 여기선 패배가 아닌 승리로 마무리하기에 소설인 것이다.

 용산을 보라. 쌍용을 보라. 이 현실은 무진의 안개 도가니 속과 똑 같고, 그 속에 살아있는 속물들이 뻔뻔하게 잘 살아가고 있잖은가? 그리하여 상식적으로 살아가려는 우릴 아직도 철 없는 30대냐 비웃잖는가 말이다.

 한 편의 소설로 마음이 무거워지는 그런 나이는 지났다. 그냥 일상적인 독서의 흔적이고, 앞으로 이런 소설 간간히 읽을 것이다. 소설은 소설일 뿐. 현실이 더 소설보다 소설적인데 그걸 모른 척하면서 소설을 읽는 사람들이 밉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