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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의 기술> 미하이 칙센트 미하이

나무와 들풀 2020. 8. 25. 12:26

몰입의 기술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지음, 이삼출 옮김, 더불어책, 2003

발췌 박현숙

 

그들은 어떻게 자신이 하는 일에 그처럼 매료될 수 있었을까? 동기화에 관한 주요 이론이 제시했던 대답은 그다지 설득력이 없었다. 결국 사람들의 모든 행위는 외적인 보상 때문이 아니라 행위 그 자체가 좋아서 하는 것들이다. 다양한 예술(음악, 무용, 노래, 비주얼 아트, 드라마 등등)을 비롯하여 야구나 암벽등반, 행글라이딩에서 동굴탐험에 이르기까지 스포츠도 그러했고, 테그와 브릿지, 숨바꼭질에서부터 체스에 이르기까지 게임들도 그와 마찬가지였다 시간을 보내기 위한 다양한 놀이 역시 그러했고, 소설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는 행위 역시 그와 다르지 않았다. 나는 심리학자들이 탐구하지 못한 인간의 행동 영역이 있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현상학적인 심리학으로는 재미에 관해서 발견한 것이 없었다.

 

마시미니는 몰입 이론으로부터 개인들의 사소한 선택들이 모여서 어떻게 대규모의 사회적 변화를 초래하며, 결과적으로는 문화적인 변화를 초래하는지 설명할 수 있는 개념적인 메카니즘을 발견했다. 사람들은 즐거운 행동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런 활동들이 마침내 문화적인 양식이 되었다. 많은 제도(예술, 음악, 스포츠뿐만 아니라 문명을 규정하는 생활양식을 포함하여)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몰입을 산출하는 반복적인 활동과 관련 지어서 이해하면 오히려 사적 유물론이나 정신분석 등의 어려운 설명보다 더욱 잘 이해될 것이다.

 

몰입은 자기목적적인 경험이라고 부르는 상태, 바로 그것이다. 중간에 이르러서 이름을 바꾸게 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이유는 사소한 것으로, 몰입이라는 용어가 자기목적적인 경험이라는 말보다 덜 어색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근본적인 것으로, 어떤 경험을 자기목적적이라고 할 때 암묵적으로 내적 목표나 외적 보상이 없다는 것을 전제하게 되는데, 그러한 가정은 몰입에서는 필요가 없다. 몰입 경험의 중요한 특질 중 하나가 대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자기목적적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 사람들은 몰입 그 자체를 추구한다는 의미다. 행위로 인해 어쩌다가 얻게 될 외적 보상 자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몰입 자체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전혀 즐거움을 줄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활동(전쟁터, 혹은 공장의 일관작업대, 강제수용소)에서도 몰입은 얼마든지 경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