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나무

(서평) '시민에게 권력을', 하승우 지음, 한티재, 8000원 본문

원고

(서평) '시민에게 권력을', 하승우 지음, 한티재, 8000원

나무와 들풀 2024. 2. 14. 12:07

 

우리 의회 의원들이 브라질의 포르투 알레그리에 가서 제대로 된 주민참여예산제도를 배워와서 우리나라에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면 그건 자기 배반이 되겠지? 수학여행으로 해외여행을 갈 수 있다면 스페인의 마드리드나 베네수엘라에 가서 어떻게 시민이 권력을 얻을 수 있는지를 배우고 싶다.

몇 년 전 공무원 신분이었을 때 성공적인 팀 과제 수행의 결과로 스페인의 마드리드와 살라망카, 바르셀로나 등을 혁신교육지구를 담당하던 팀들과 함께 다녀왔다.

아뿔싸! 그때 우리는 봐야 할 것은 안 보고, 쓸데없는 것들만 실컷 보고 왔다는 것을 이 책을 보고서야 알게 되었다.

우리는 절박할 때 광화문에 모이지만, 그때만 일시적인 성공감을 맛볼 뿐. 이후는 실패로 점철되고 다시 안타까움을 안고 광화문으로 모인다. 이런 되돌이표에 마침표를 찍고 마침내 우리가 바라는 민주 사회를 맞이할 수 있을지, 너무나 회의적이었던 즈음 마을학교 책꽂이에서 발견한 ‘찌라시’ 같은 책.

왜 이제야 나에게 온 너는, 거짓 광고 같고, 너무도 볼품없으며, 너무나 작아서 믿기지 않지만 믿고 싶고 따라 하고 싶은 것인가?

파울로 프레이리 선생님의 실천을 접할 때면 내가 선생이라서 무척 부끄럽고, 그렇다고 그를 따를 용기는 나지 않고, 그렇게 살다간 내 삶은 어디 있을 거냐고 겁을 내며 뒷걸음질 치는데 그는 이렇게 에둘러 와서 뒷통수를 치시는구나.

‘우리의 나라와 기득권층의 나라는 이미 나누어져 있다. 그런데도 우리가 하나의 나라에 살고 있다고 착각하는 이유는 우리가 그들이 정한 시간과 그들이 지배하는 공간에 살기 때문이다. (제가 교실에서 기득권층의 나라를 공고하게 지키는 원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파울로 선생님!) .... 중요한 것은 그 시간과 공간을 자주 열어 기득권층의 시공간에 틈을 만들고 때로는 그들의 시공간을 찢는 일이다. ...... 도로를 그냥 건너면 무단횡단, 불법통행이지만 여러 사람들이 함께 건너면 무리의 이동이다. 경찰이 봐도 쉽게 제지하기 어려운 상황, 그것이 바로 정치 아닐까?(그래! 정치하자.)’(본문 131-13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