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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전, 김규항 저, 돌베개

나무와 들풀 2016. 6. 16. 12:38

예수전

 

김규향 저, 돌베개

 

김규항 씨가 B급 좌파라면 나는 B급 우파다. 우선 전교조 조합원이기에 우파일 수 밖에 없다. '민족, 민주, 인간화' 이런 아날로그적 기치를 내걸고 있는데 이 시대 진정한 우파가 아닐 수 있겠는가? 그런데, 나는 여기서 '민족'이라는 것에 조금 회의가 있고, 인간화의 방향을 사회적 복지 시스템으로 생각하고 있으니 진정한 우파는 아니고, 다소 수준 낮은 B급 우파이면서 좌파적 성향을 지녔다고 봐야 하나? 아니면 편하게 합리적 중도? 크크크... 

 책으로 말하면 정말 공감이 가는 것이 인간으로서의 예수였다.

 나는 종교를 믿지 않는데, 종교인들 중에 가장 넌덜머리가 나는 부류들이 기독교인들 중 일부가 있다. 소위 '할렐루야'라고 야유조로 일컬어지는 그들은 지하철 안에서 종종 만날 수 있고, 일부 교회에서도 만날 수 있다. 자기들끼리는 '자매님, 형제님'하면서 그 이외의 사람들은 배타적으로 차 버리는 사람들. 헌금은 쑥쑥 잘 내면서, 비정규직이나 용산 참사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기금은 한 푼도 내지 않고 오히려 그런 사람들을 비난하는 사람들. 그런 일부 기독교인들에게 항상 묻고 싶었다. '당신이 생각하는 예수는 도대체 누구인가?'라고.

 이 책을 읽기 전에도 막연하게 예수에 대해 '헐벗고, 굶주린 이들을 위해 자신을 내 놓은 사람, 지배 체제에 저항하고 압박받는 민중을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웬지 그럴 것 같았다. 그랬으니까 2000년이 지난 지금도 수 억 인류가 존경을 하는 것이라고, 신의 경지에까지 올려놓았다고 생각했었다.

 이 책을 읽은 지금, 2000년을 앞서가는 혁명가로서의 예수를 만났다. 그의 혁명적 사상은 제자에게도 버림을 받았고, 그 당시 가장 가난한 민중을 제외한 사람들에게는 외면을 당한채 죽음을 맞이해야만 했다. 그렇지만 그가 지향했던 생각들은 아직도 수 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서 빛나고 있다.

 전교조 교사들과 인권운동가들, 시민 사회 단체들, 진보 정당들 등 이 사회의 진보의 기치를 둔 모든 곳에서 그의 사상은 합일을 이룬다.

 헐벗고 굶주린 자여 다 내게로 오라. 우리 함께 힘을 합쳐 이 고통을 깨부수고 정녕 모두가 행복하고 자유롭고 평등한 세상을 이루어 보자. 이것 아니겠는가? 예수 쵝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