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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드림위버, 젝 보웬, 다른 본문
잭 보웬 지음, 다른출판사, 32,000원
문학에 익숙한 난 이 소설의 유치함에 어이가 없었다. 이건 이야기도 아니고, 뚜렷한 줄거리도 없이 의식의 흐름을 쓴 것도 아니면서 꿈과 현실을 오가는 유치함이라니. 소설이라면 탄탄한 플롯 위에 그럴싸한 이야기가 펼쳐져야 하는데 잔뜩 질문만 늘어놓는 노인과 아이의 이야기라니. 게다가 꿈에서 깨어나 만나는 부모는 또 뭐란 말인가?
그런데 1/3 정도를 읽을 때야 비로소 책의 정체를 파악했다.
'이건 소설이 아냐.'
소설의 탈을 쓴 철학. 지금 생각해 보면 처음부터 그랬다. 이 책이 소설일 리가 없는 게 당연한데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읽으려 했던 내가 우스웠던 거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동양과 서양, 지식부터 교육, 정치, 경제, 윤리, 도덕 등 다양한 분야의 철학적 사유, 심지어는 무명씨가 한 말에서부터 영화의 대사, 우리나라의 철학자까지 엄청난 양의 철학적 사유를 소설의 형식에 비벼 만든 철학서였다.
한 가지 주제에 대한 철학적 사유만으로도 책 몇 권을 만들 수 있는 것을 그 주제에 대한 수십 명의 철학적인 사유를 노인과 아이의 대화와 부모님의 대화로 연결하여 독자로 하여금 끊임없이 생각하도록 하는 장치. 이게 바로 이 책의 능력이자 재미였다.
참 대단한 저자란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그 지석 능력의 방대함에 혀가 내둘렸다.
각 주제별로 간단하고 쉽게 이야기를 꾸린 능력 또한 대단하다고 밖엔 할 말이 없다.
대한민국의 공교육을 담당하고 있으면서 지금껏 받아온 공교육의 폐해인 입시교육의 결과 생각을 하라는 글쓴이의 요구에 답을 찾는 내 자신을 문득 문득 발견하는 당황스러운 경험을 하며 내가 하는 활동의 이론적 근거를 찾기도 했다.
내가 가르치는 지식들이 과연 100년이 지나도 진리인가, 진리가 아닐 게 뻔한데 모른다고 닥달하면서 가르칠 필요는 있는가? 그렇다면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내 방식에 가끔 회의를 갖곤하는데 여기서 그 근거를 찾고 마음 편히 생각해도 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
가장 큰 소득은 내가 평소에 갈등하면서 그 갈등을 풀어냈던 생각의 방식들이 여기서도 해결의 방식으로 작용한다는 것이었다. 교육 운동을 하면서 사람들이 참가하지 않거나, 관심이 없을 때, 늘 내가 먹는 마음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다른 사람들한테 섭섭해 할 이유가 있나?' 이건 테레사 수녀가 과연 이타적인가란 질문에 대한 사유의 결과와 같았다.
아, 지금껏 이렇게 많은 생각을 요구하는 책은 없었다. 길을 걷다가, 밥을 하다가, 수영을 하다가, 달리다가도 종종 이 책의 질문 속으로 빠져든다.
책을 다 읽었으니 각 장의 질문들을 지금부터 하나씩 생각하여 정리를 해야겠다. 아아아~ 얼마나 방대한 작업이 될 것인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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