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17일 목요일 오전
<볼리비아, 웅장한 아름다움(락벨리, 라구냐 꺄냐파, 소금호수)>
남미가 두 나라째이지만 아침엔 무엇을 먹는지 알겠다. 빵과 커피 혹은 차, 그리고 우유와 쥬스, 요구르트. 여기서 자기 식성에 맞는 것을 골라 먹으면 된다. 호텔이라 서양식으로 나와서 그런가? 서민들은 자기들 먹는 거 먹나? 어쨌거나 나는 빵과 커피와 요구르트를 항상 먹었다. 그리고 이런 아침이 괜찮다. 그러나 들풀이는 아침이면 고산병이 다시 살아나서 제일 힘들다고 하고, 안선영은 김치 콩나물국에 밥 한 그릇을 먹어야 배가 불뚝 일어나면서 일을 할 수 있는데 빵은 먹고 싶지도 않고 먹어지지도 않는다고 한다.
우유니에서 이틀 째, 우리는 호수를 중심으로 도는 일정이다. 볼리비아의 사막에 있는 호수는 일반적인 호수와 다르다. 건기 때는 어떤 상태인지 잘 모르겠지만 우기에는 사막 중간에 거대한 호수가 펼쳐져 있는데 깊이가 10-20센티 정도이다. 플라멩고들이 호수에서 먹이를 잡아 먹는데 호수 중간에 서 있어도 발목 정도의 깊이감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11배의 크기라고 하지만 이런 쓸모없는 돌덩이와 진흙이 뒤섞여 있거나, 모래와 돌덩이가 뒤섞여 있는 땅이라면 오히려 없는 것이 나을 것 같다.
흔히 사막이라 하면 고운 모래가 온 천지를 다 뒤덮고 있는 것으로 생각을 했는데 사막도 종류가 다양했다. 오히려 볼리비아의 사막은 고운 모래가 있는 곳보다 돌덩이와 진흙, 혹은 모래가 뒤섞여 있는 사막이 더 많은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런 곳이기에 선인장과의 식물들과 꽃이 거대한 사막에 듬성듬성 때론 촘촘히 나 있었다. 식물들은 잎이 가시처럼 생겼으며 이쑤시개로 사용해도 될 만큼 딱딱했다. 그리고 모양은 소똥의 가운데를 누가 발로 밟은 것처럼 동그랗게 퍼져 가운데는 새카맣고 동심원을 그리거나 반원으로 난 형태였다. 밥을 먹으려고 그 곳에 앉았다가는 가시에 찔려 후시딘을 엉덩이에 대량으로 발라야 할 정도의 강도를 갖고 있다.
우리는 호텔을 떠나 호수를 보러 가는 길에 락벨리에 들러 사진을 찍었다. 역시 자연이 만든 작품으로 상상력에 따라 온갖 모양으로 보이는 거대한 돌덩이들이 엄청난 지역에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이날의 투어에서 생리현상은 내추럴로 해결하라는 가이드의 이야기를 들었다.
볼리비아에서 보이는 모든 광경은 일단 규모면에서 말로 표현할 수도 없으며 보지 않으면 상상되지도 않을 것이다. 인간의 설명과 상상력을 뛰어넘는다. 그리고 이것은 볼리비아 뿐 아니라 남미 전체에 해당할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락벨리에서 울퉁불퉁한, 길 아닌 길을 차를 타고 가다 거대한 호수에 멈췄다. 라구나 꺄냐파라는 호수인데 라구나는 스페인어로 호수란 뜻이다. 그러니까 꺄냐파 호수다. 이 호수의 색깔은 하얀색이었는데 호수마다 다 색깔이 다르다고 했다. 호수엔 플라멩고들이 먹이를 찾아 먹고 있었다.
우리가 다가가니 플라멩고들은 다 날아가고, 우린 여기에서 점심을 먹었다. 메뉴는 오븐에 구운 닭과 야채와, 삶은 감자를 다시 기름에 살짝 굴린 것으로 우리나라 고속도로 휴게소에 가면 자주 볼 수 있는 요리다. 우리 일행은 닭요리에 몹시 만족했는데 총무인 나영미 샘이 제일 좋아했던 것 같다. 나는 닭의 향기와 형태가 그대로 드러나는 이런 구이형 혹은 백숙형이 제일 싫은 음식 중의 하나다. 그래서 닭은 손도 대지 않았고 감자와 야채만 먹었다. 들풀이는 고산병으로 초죽음에 이르러 라구나 꺄냐파에서 드러누워 버렸다.
< 락벨리에서 승진>
< 라구나 꺄냐파에서 괴로워하는 들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