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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에 간다 18 - 볼리비아, 라빠스에서 필름이 끊기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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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에 간다 18 - 볼리비아, 라빠스에서 필름이 끊기다.

나무와 들풀 2016. 6. 20. 12:50

2013년 1월 15일 화요일 오후

<라파스에서 필름이 끊기다>

오후 일정은 자유시간이었다. 우리는 오전에 봐 두었던 마녀시장과 그 옆의 시장을 돌았다. 볼리비아는 1볼리비아노가 150원의 가치이다. 화장실은 1볼리비아노, 팁도 1볼리비아노이다. 맥주는 가게에서 10볼리비아노이고 레스토랑에서는 20볼리비아노 정도였다. 그러니까 맥주가 닭집에선 1500원, 식당에서는 3000원이라 먹을 만 하는 이야기다.
우리는 물가가 싼 볼리비아에서 한국의 지인들 선물을 사기로 했다. 마녀 시장을 거쳐 주변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싶은 것을 다 샀다. 마녀시장은 볼리비아의 무당들이 제물로 사용할 물건들을 사기에 붙은 이름이다. 이름처럼 제물로 사용되는 온갖 물건들이 있었다. 가장 우리를 경악하게 만든 것은 라마가 태아로 있는 것을 그대로 말린 것과 어린 라마를 말린 것들을 가게 앞에 주렁주렁 매달은 것이었다.
이날 우리는 가이드가 추천하는 940번 가게에서 안선영과 나의 스웨터, 목도리, 목걸이 등을 샀는데 많이 사서 들풀이 목긴 겨울 양말을 서비스로 받았다. 볼리비아의 가이드는 이곳 원어민에게 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치신다는 분이었다. 성함은 기억나지 않지만 생김은 조한혜정 선생님과 닮았다. 그 분은 940번 가게와 공정무역을 한다는 가게를 우리에게 소개해 주었고 나와 안선영, 고들풀은 940번 가게에서 물건을 샀다. 물건의 가격은 알파카 목도리가 45볼리비아노 즉 6500원, 핸드메이드 알파카 스웨터가 35달러 35000원이었다. 스웨터가 왜 달러냐면 우리의 볼리비아노가 떨어졌기 때문에 가게 세뇨리타와 합의를 보고 그렇게 지불했다.
지금까지는 우리가 남미의 우기 기간에 용케도 비를 피했는데 이날 쇼핑을 끝낼 무렵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가게에서 호텔까지 멀지는 않았지만 엄청나게 내리는 비로 우린 가게 바로 위의 카페로 갔다. 안선영과 나는 파세냐 2병을 마셨고 들풀이는 요거트 네츄럴을 먹었다. 거기에서 지불한 금액은 맥주 22볼리비아노 요거트 8볼리비아노 그렇게 총 52볼리비아노였다.
비가 그치고 호텔로 가는 길가의 노점상에서 안선영과 나, 들풀이가 반지와 브로치를 샀는데 물가가 싸서 몹시 기뻐하며 쇼핑을 했다. 우리가 묵은 호텔은 호스탈 나이라였는데 괜찮았다.
저녁은 자유식이라 가이드가 소개한 레스토랑으로 들어가서 메뉴판을 봤으나 음식보다는 빵과 음료를 주로 파는 곳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우리는 이상한 음식에 속지 말자고 해서 그 레스토랑에서 나와 걸어서 20분이 조금 넘는 거리인데도 불구하고 전날 먹었던 한국식당인 코리아타운으로 갔다.
그곳에서 삼겹살 2인분에 소주 3병을 마시고 공기밥은 2개를 먹었는데 무료였다. 소주는 1병에 40볼리비아노 6000원이었으며, 삼겹살은 2인분에 140볼리비아노 20000원이었고, 콜라는 날씬한 병이었는데 1병에 3.5볼리비아노 500원이었다. 우리는 우리의 경비를 안선영에게 주고 안선영이 그 경비를 가지고 자유식이라든지 맥주라든지 하는 것들을 지불하기로 하였다. 일종의 셋을 위한 공동 경비. 그런데 여행을 하다 보니 돈은 똑같이 냈는데 우리는 맥주를 마시는데 들풀이는 못 마시니 들풀이에게 음료수를 마음대로 마시라고 했다. 그래서 이날 들풀이는 삼겹살에 콜라 2병을 마셨다. 그래도 우리가 마신 맥주값에 비하면 들풀이가 손해인 거다. 어쩌겠나? 그럼 같이 술을 마시던가!
라파즈는 고도가 3800정도여서 술을 마시면 그 효율이 아주 좋았다. 좁아진 혈관에 알콜이 들어가니 활성화가 무지막지 하게 잘 되어 소주 3병을 나눠 마셨지만 6병을 마신 효과를 냈다. 술이 들어가고 기분이 좋아지면 제어가 안 되는 우리는 호텔로 올라와서 레스토랑에 들러 우와리 큰 거 2병을 더 마시고 9시에 다음날 일정에 대한 설명을 들었는데 다음날 그 설명을 들은 기억과 여권을 받은 기억이 나지 않았다. 헐~


< 마녀 시장에 있는 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