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14일 월요일
<페루를 넘어 볼리비아로>
14일은 볼리비아로 넘어가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다. 아침 8시에 대절한 버스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뿌노에서 버스를 타고 졸기도 하고, 자기도 하면서 페루 국경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가지고 있던 페루의 솔을 볼리비아의 볼리비아노로 환전을 했다. 볼리비아노는 1볼리비아노가 한국돈으로 150원 정도이다.
볼리비아에서도 화장실을 갈 때 돈을 내는데 페루처럼 1볼리비아노를 받는다. 페루의 솔은 1솔이 450원이니까 볼리비아는 1/3이다. 물가도 그런 것 같다. 페루보다 볼리비아가 1/3 정도로 싸다.
국경에서 페루를 출국하여 옆에 있는 볼리비아 입국소에 가서 입국 절차를 거쳐 볼리비아로 걸어서 넘어갔다. 국경은 우리가 생각하듯이 군인들이 총을 들고 보초를 서거나 하지 않는다. 그냥 쇠로 된 줄이 하나 걸려 있고, 거기를 넘어가면 돌로 된 아치형 문이 있는데 그 문을 통과하면 볼리비아다. 그냥 걸어서 50미터를 가면 된다.
거기서 버스를 타고 40분 정도 가니 앞에 띠띠까까 호수가 있다. 그곳이 코파카바나였고, 이곳에서 우리는 점심을 먹었다. 코파카바나는 여름에 휴가를 보내면 좋을 것 같은 풍광을 지니고 있다. 거리에서 조금 걸어내려가면 띠띠까까 호수가 펼쳐져 있고, 내려가는 길가엔 수제 토산품을 파는 가게와 레스토랑이 즐비하고, 조금 올라오면 시장처럼 먹을 것을 팔고 있다.
들풀이와 나, 안선영은 호수가 보이는 레스토랑의 밖에서 햄버거와 요구르트, 그리고 볼리비아에서 제일 맛있다고 서빙이 권해주는 맥주인 파세냐를 마셨다. 파세냐의 맛은 크리스탈과 비슷했으며 거품이 무척 많이 나는 맥주다.
거기서 우리는 버스에서 내려 배를 타고, 버스도 다른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넜다. 라파스로 가려면 그렇게 호수를 건너지 않으면 먼 길을 돌아가야 하므로 배를 타고 건넜는데 거리는 한 2키로 정도 되어 보였다. 이곳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목적지인 라파즈로 향했다.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길거리에서 산 작은 고기 튀김으로 참이슬 팩을 마시면서 라파즈를 들어갔는데, 라파즈는 도로에 중앙선만 있고 나머지 차선은 없어서 굉장히 복잡했다.
라파즈는 볼리비아의 행정 수도로 볼리비아인들의 50% 이상이 사는 곳이라 했다. 라파즈로 들어선 순간 우리는 눈을 의심했다. 고도 3800미터에 위치한 도시인데 360도 삥 돌아 온 산 전체가 다 집이었다. 상상이 되는가? 거대한 산이 사방으로 둘러쳐져 있고, 그 산 전체에 집들이 빼곡하게 들어찬 모습을! 라파즈에 비하면 쿠스코는 정말 새발의 피라고 할 수 있는 규모이다.
라파즈에 도착한 우리는 호텔에 짐을 풀고 20분도 넘게 걸어가서 한국식당인 ‘코리아 타운’에서 저녁을 먹었다. 된장찌개와 불고기가 메뉴였는데, 한국에서도 이만큼 맛있게 된장찌개를 끓여주는 집은 많이 되지 않을 것이다. 밑반찬으로 쑥갗무침, 김치-김치는 정말 맛있었다. 새콤하고 달지 않고 라면과 같이 먹으면 환상일 것 같은 맛이었다.-호박전과 상추, 쌈장이 나왔다. 쌈장도 우리 전통의 맛 그대로였다. 한국에서도 이런 맛의 쌈장을 주는 식당은 별로 없다. 그리고 소주는 40볼리비아노, 한국돈으로 6000원 정도였다. 관세 딱지가 붙은 참이슬을 겨우 6000원에 볼리비아에서 먹을 수 있다고 누가 생각했겠는가!
저녁을 먹은 후 다시 20분을 걸어서 호텔로 돌아왔는데 안선영과 나는 맥주를 사려고 돌아다녔지만 가게는 모두 문을 닫아서 결국은 호텔의 레스토랑에서 맥주를 한 병 마셨다. 이름은 ‘우아리’였는데 역시 거품이 많고 맛은 크리스탈의 맛이었다.
이날 나는 고산증을 앓았는데, 관자놀이 부분이 지끈거리면서 머리가 아프고, 가슴을 누가 누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결국 잠을 자면서 목을 졸리고 눌리는 꿈을 꾸면서 가위 눌려서 살려달라고 외쳤고, 들풀이가 중간에 깨워줘서 겨우 살았다. 똑 바로 눕지 않으면 바로 심장이 답답하고 짓누르는 듯한 느낌으로 잠을 푹 자지 못하고 아침을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