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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 공고 조합원 모임 본문
내가 군자공고 갔을 때가 생각난다. 조합원이라곤 나 혼자였다. 안산 지회장이 근무하다가 그 해에 내신 내고 떠났다고 했다.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예상과 다르게 점수가 있는 학교였는데도 무척 분위기가 좋은 학교였다. 있는 동안 조합원을 16명까지 만들었었다. 해마다 사람들이 떠났고, 또 조합원도 들어왔고, 나도 떠났다.
그리고 나는 군자공고 전교조 분회를 잊고 지냈다. 나란 인간은 늘 그렇다. 한 가지에 몰두하면 주변의 다른 것들은 잊어버린다. 여기에서 다시 조합원 만들고, 적응하며 살아가다 보니 군자공고는 그렇게 잊혀졌다.
그런데 어제 거기서 전화가 왔다. 보고 싶다고. 그러고 보니 작년에도 군자공고에선 모임이 있을 때마다 오라고 연락을 했었다. 내가 내 생활에 미쳐 못 갔던 거다.
모임 장소인 삼겹살집에 갔더니 그립고도 고마운 얼굴들이 모두 있었다. 한 명도 조합원에서 탈퇴하지 않고 그렇게들 있었다. 모두 떠나고 8명이 남았다고 한다. 새로오신 선생님이 분회장 하시는데 아주 잘 하시는 것 같았다. 내년에 더 많이 만들자고들 한다. 하하하.... 아주 눈에 익은 모습이다. 내가 있을 때 늘 했던 말이었다.
나는 밖에서 술 마시는 것 즐겨하지 않는데 어젠 정말 좋아서 소주 마시고, 2차, 3차까지 갔다. 군자공고 다닐 땐 채병재랑 엄재원이랑 우리 동네서 참 술도 많이 마셨지. 그 때 생각이 새록새록 났다.
이제 나이도 드는데 주변을 챙길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늘 내 것에 미쳐 주변을 못 보고 오로지 앞으로만 나가는 삶을 좀 바꿔야 되는데 '이구~ 이렇게 40년을 살았는데 어떻게 바꿔' 하는 생각이 먼저 튀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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