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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분회

학생 복지부 회식

나무와 들풀 2016. 6. 30. 18:45

어젠 우리 부서 회식이 있었다. 그 전 부천에 근무할 때만 해도 조합원들끼리 저녁 먹고 술도 마시고 하면서 자주 어우러졌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새내기 조합원들은 술 마시고 이야기 하는 것보다 취미라든가 다른 놀이 하는 걸 즐기고 회식 자리 잘 안 나오고 하면서 그런 모임들이 없어졌다.

나도 운동에 미치기 전엔 전교조에 미쳐 있어서 늘 사람들과 어울리며 학교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 하다보면 자연스레 2차 술자리로 이어지곤 했었다. 그런데 내가 운동에 미치면서 그런 자리를 피하면서 내 운동을 해왔다.

우리 학교 2년을 근무하면서 샘들 하고 술 마신 게 어제 그리고 그 전 얼결에 만든 부서 회식 자리에서였다. 그 전엔 기간제 샘 송별회의 의미가 있어 다른 이야기들은 못 하고 같이 있었던 일들을 주로 이야기 했다.

어제 회식을 하며 다시 학교 이야기와 아이들 이야기 전교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참 새로웠다. 나는 요즘 3-4년을 절제된 생활을 하면서 술 자리는 집 이외엔 안 만들고 운동 꾸준히 하면서 살아왔다. 그렇게 살다 보니 사람들은 속 깊게 만날 수도 없었고, 조합원들을 적극적으로 많이 만들지도 못했다. 다 학교 탓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제 같이 이야기 하면서 그것은 학교 탓이 아닌 내 탓이란 걸 알았다. 내가 사람들을 방과 후에 안 만나고 내 일만 하고, 내 운동에 미쳐 있으면서 조합 가입하란 이야기나 하니 누가 선뜻 가입하겠는가?

내 몸 축내면서 같이 술 마시고, 이야기 하면서 공을 들여야 조직도 늘어나는 것인데, 그걸 피하면서 하려니 잘 안 되는 것이었다. 참, 전교조 활동가들은 대단하다.

그렇지만 그 전으로 다시 돌아가 사람들 만나고, 술 마시고, 이야기 하고 등등...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 그 전 망가지려던 내 건강이 3-4년 운동 하면서 아주 좋아졌기 때문이다. 이것들을 같이 공존하려면 고도의 전략이 필요한데, 사람 사업은 고도의 전략으론 정말 택도 없다. 사람 사업은 만나고, 술 마시고, 이야기 하고 이런 데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어제 단 하루 네 사람이 모여서 이야기 하며 조합원 많이 만들자고 의기 투합한 것만 보아도 이런 자리는 벌써 만들어졌어야 했고, 쭉 추진되었어야 하는데 그걸 못 한 것이다.

아~ 이 모든 걸 함께 하는 지혜로운 방법은 없는 것인가? 교사이자 주부이자 아이의 엄마면서 전교조 활동도 하고 운동도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방법은 없는 것인가?

어제 결국 늦게 들어가는 바람에 저녁 헬스 클럽도 못 가고, 오늘 아침 수영도 못 했다.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