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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분회

3월 29일 시흥지회 분회장 총회 -다시 분회장이 되다-

나무와 들풀 2016. 6. 30. 18:50

 새 학교로 옮기면서 1달 동안 내게도 분회장이 있었다. 신문 갖다주고, 공문 처리도 분회장이 했다. 무지 편하고 좋았다. 그러면서 내가 이런 분에 넘치는 생활을 해도 되나 싶었다. 그리고 몇 번 교장님과의 사적인 대화를 했었다. 그 전엔 늘 분회장이었기에 교장님과 대화를 하는 게 하나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분회장이 아닌 상황에서 교장님과 대화를 하자니 이런 생각이 가끔 들었다. '교장님이 "네가 뭔데 이렇게 와서 나한테 이야기하냐?"하면 뭐라고 답하지' 하는 생각. 그런 두려움이-마음 여린 나는 교장님과 대화를 하면 가슴이 벌렁벌렁한다. ㅋㅋㅋㅋ- 일자, 분회장이었던 시절이 살짝 그립기도 했었다. 하하하..... 그렇지만 지배적인 생각은 나한테도 친절하고 싹싹하며 듬직한 분회장이 생겨서 몹시 기쁘다는 생각.

 그런데 그런 호시절도 이것으로 끝. 다시 내가 분회장이 되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내가 분회장을 한다고 했다. 미쳤지! 그렇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다. 오히려 분회장이 있다고 좋아했던 내 자신이 좀 바보같았다.

 

 분회장 총회 하는 날.  비는 주룩주룩 내리고, 수업에 대한 고민은 깊어 시간에 딱 맞춰 가려고 끝까지 컴 앞에 앉았다가 차를 타는데 우리 분회장 전화가 왔다. 5시 30분부터 시작인데 어디냐고? 나는 6시로 알고 있었다. 우리 분회장이 분명 5시 30분으로 알려줬는데 나는 6시로 알아들었다. 나는 늘 그렇다. 뭐에 몰두하면 다른 건 눈에 안 들어온다. 당시 방과후 때문에 교장님과 선생님들 대상으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을 때였다. 헐레벌떡 6시까지는 꼭 간다고 대답하고 네비게이션에 나비야모텔을 입력하고 가는데 차는 막히고 마음은 급하고. '지회 사무실이 꽤 큰가 보지? 분회장 총회를 하게.' 이렇게 생각하며 도착해서 문을 여는 순간. 10여년 전 전교조 비합 시절의 냄새와 풍경이 탁 하니 담겨 있었다. 늙수구레한 남샘들, 십여개의 의자, 베니어합판으로 옆 사무실과 칸막이를 한 듯한 벽, 두어명의 여 샘, 그리고 가끔씩 생각이 났던 이용석 샘, 눅눅한 비 냄새....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다. 그리고 열악한 시흥지회의 환경이 설명하지 않아도 가슴으로 파고들었다. 준비한 놀이를 하며 - 사실 놀이는 하는 둥, 마는 둥 했다. - 무슨 핑계를 만들어서라도 시흥지회 분회장 총회에는 반드시 가야지 하고 생각했다. 아! 나는 왜 어려운 시절에 마음이 더 땡기는가!

 총회를 하며, 우리 분회장이 시흥지회 중등위원장이란 사실이 새삼스레 가슴에 와 닿으면서 자연히 내 마음은 내가 분회장을 하리라고 굳혀졌다. 내가 한창 버거워 할 때 내 짐을 덜어줄 동지를 그렇게 애타게 기다렸으면서 나는 왜 동지의 짐을 덜어줄 생각을 하지 못 하고 내 짐이 없다는 것만 좋아하고 즐겼던가? 반성, 또 반성을 하면서 내 그릇이 작고 보잘 것 없음을 탓하면서 더 큰 그릇으로 거듭 날 것을 다짐하면서 분회장이 또 되었다. 짠!!!!

 놀이로 여는 분회장 총회 기대하시라. 개봉박두!!!!! 크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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