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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지회 첫 나들이 -남한산성-

나무와 들풀 2016. 6. 30. 18:51

시흥 지회 첫 나들이 - 남한산성 -
    

 역시나 내 예감은 적중. 놀토 아침 조용희(고정민 마눌), 추여사(박준모 마눌), 이명은(배효길 마눌)을 데리고 함현초로 9시 50분까지 갔더니 텅 빈 운동장만 눈에 들어왔다. 세 명의 아줌마들

"오늘 나들이 가는 거 맞아요?"

" 응, 맞아."

"그런데 왜 아무도 없어요?"

"아니야 잘 찾아보면 있을 거야."

 주차장을 보니 차 한 대 놓여 있고 안에 사람이 앉아 자고 있다.

"저 차 분명 나들이 가는 차일 거야." 

그리고 핸폰을 들어 김남연한테 전화하니 역시나 주차장 차 안에서 자고 있던 여인이 전화를 받는다.

 "맞지?"하고 세 여사에게 확인을 시켰다.

 "그런데 사람들이 왜 없어요?"

"조금 있으면 지회 집행부들만 올 거야."

"그런데 그런 자리에 우리가 가도 돼요?"

" 응, 우리가 없으면 시흥지회 쓸쓸할 거야. 앞으로도 이 나들이 모임이 창대할 때까지 우리가 늘 따라 다녀야 해."

"우리야 좋죠. 그런데 선생님들이 좋아할까요?"

"아주 좋아할 거야."

 이렇게 대화를 나누고 김남연과 우리 일행은 따뜻한 양지에서 샘들을 기다렸다. 조금 있으니 안선영 술이 덜 깬 상태로 아들 둘을 데리고 나타나고, 좀 더 있으니 지회장 아들 둘을 데리고 나타난다.

" 다 왔으니 가자." 내가 데리고 간 아줌마들 우리 대화를 듣더니 몹시 당황스러워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시흥 지회 행사니 차를 대절해서 갈 줄 알았던 모양.

 그렇게 우리는 아줌마 셋, 선생 넷, 아이들 넷이 지회 나들이를 했다. 남한산성. 가는 길 벚꽃과 개나리에 우리는 연방 탄성을 질렀다. 아줌마들은 그렇다. 오는 봄마다 피는 꽃이 가슴에 팍 꽂힌다. 그 꽃이 지나버린 청춘 같아서 그런가, 햇살에 비춰 하늘거릴수록 눈물이 가슴에서 올라오고 목이 메인다.  

 수다 떨면서 남한산성에 도착했더니 사람들이 바글거리고 점심 시간은 다 됐다. 수다에 배가 고파 밥부터 먼저 먹자고 했다. 물레방아가 있는 식당에 들어가 파전과 동동주 두부김치와 밥 등을 시켜 다시 수다를 떨면서 동동주로 나들이의 흥을 돋웠다.

 "언니, 선생님들 만나면 어색할 줄 알았는데 다 언니 분위기네요. 그래서 적응이 금방 돼요."

' 다 내 분위기?'

밥 먹고, 술 먹고, 다시 수다. 그러다 산성 안내를 할 선생님을 만나 여기 저기 서너 군데를 돌아다녔다. 햇살 따뜻하고, 봄바람 따뜻하고, 배도 부르고, 술 기운은 오르고. 뭐 신선이 따로 있나? 귀에 잘 들어오지도 않는 병자호란 이야기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면서 그냥 선생님들을 따라 다녔다. 내가 가르치지 않고 남이 가르치는 걸 듣기만 하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다. 편하니까.

 그렇게 이리 저리 끌려다니다 3시쯤 나들이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 안선영이 우리 아줌마들한테 말을 건다.

" 다음엔 가평 연인산 갈 건데 꼭 와야 해요. 여긴 발 한 번 담그면 절대 못 빼는 곳이에요."

" 저희야 좋죠."

차를 타고 다시 오는 길, 아줌마들은 다시 온단다. 문화 활동가랍시고 힘든 지회일에서 발을 빼고 있는 나는 이럴 때가 제일 미안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머리수 채워주는 것 뿐이다. 지회 집행부는 열심히 사업을 벌이지만 사람들은 외면을 한다. 왜? 너무 바쁘니까. 바쁜 업무가 없어지지 않으면 절대 전교조 사업은 성공할 수 없다. 그래서 전교조는 교사들의 업무를 줄이는데 최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일 때문에 교사들의 정신이 혼미해지고 일이 교사들을 잡아먹는다.

 그런데 말이다, 왜 교사들은 하지 않아도 될 일을 거부하지 않고 꼬박꼬박 시키는 데로 다 할까? 이것도 의문이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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