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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학교 일기 14. 방학하고 열흘쯤 지났다 본문
8일 은영을 미인정지각 처리했던 것을, 은하로 바로 잡고, 톡으로 은영이에게 오류 바로 잡았다고 연락했다. 조금 있으니 학교에서 평면조형 점수 잘못 나간 것 학생들 임시소집날 출력해서 배부하라고 문자가 온다. 2월 21일부터 새학기 맞이 연수 기간이 시작되니 그때 출근해서 출력하고 결재받아서 학생들에게 주면 된다. 은영이한테는 다시 한번 출결 확인하라고 하고.
2차 지필 고사 전에 야영하자, 파티하자고 조르던 10반 애들은 시험이 끝나자 언제 그런 말을 했냐는 듯 내 얼굴을 보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있다. 그 반 담임 교사가 학생들 한 번 떠볼 요량으로
“니네 국어 샘하고 야영간다며?” 했더니,
“누가요?” 하고 눈을 똥그랗게 뜨고 입을 모았다고 전했다. 그날 국어 시간에 그 애들은 나를 보고 자기들이 졸랐던 사실이 미안했던지
“샘, 야영 가요~” 했고,
“담임 샘한테는, 누가 야영 가냐고 했다며!” 했더니,
“펜션 가요, 펜션!” 한다.
“펜션 가려면 애견 펜션으로 가야해. 나는 개 데리고 갈 거라고 했잖아!” 했더니,
“개가 있어요?” 한다.
그럼 그렇지. 시험 기간에 ‘어디 가자, 파티 하자’ 하고 조르지만 막상 그 기간이 지나면 자기들끼리 노느라 그 기간에 조르고 했던 약속은 바로 휘발해버린다. 그러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냥 들어주고, 알았다 맞장구쳐 주면 된다. 눈앞에 닥친 일이 버거워서 희망사항 정도를 하소연한 것 뿐이다.
10월, 11월 내내 마음 쓰였던 영화제 사건은 일단락이 되긴 했다. 이사장을 만나서 청소년영화제 주최측에서 보낸 문자 출력물과 공문으로 보낸 계획서 보였다. 계획서에 있는 것들이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나 시상 계획이 변경되는 사례는 거의 없으며, 영화제 전날도 시상 계획 변경에 대한 문자 안내가 없어서 참여했다는 사실을 확인시키고, 본선 진출상을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이사장은 ‘지난 주 보고를 받았으며, 어떤 상을 줄지 고민하고 있었다’면서 ‘어떤 상을 받고 싶냐’고 했다. ‘상품이나 상금을 달라는 것이 아니라 본선진출한 것에 대해 달라’고 했더니 다음 주에 상을 학교로 보낸다고 했다.
다음 주 내내 기다려도 상은 오지 않았고, 그 다음 주에 이사장을 만나러 갔더니 이사장은 없었고, 다음 날 전화했더니, 다음 날 바로 처리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그 다음 주 내내 기다렸다. 그 다음 주 다시 이사장에게 전화했더니, 담당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샘, 제가 신혼 여행을 갔다와서 일 처리가 늦었어요. 상은 만들었는데, 예산이 없어서 택배로 못 보내고 있어요.”
“아! 그래서 늦으셨군요. 결혼하느라 바쁘셨을 텐데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 상은 제가 착불로 받을 테니 내일 1학년 교무실로 보내주세요.”
그리고 다음 날 행정실에서 인터폰이 와서 상 받아가라고 한다. 택배비 들고 갔더니 착불이 아니라고 했다. 상을 얼른 열어보니 글쎄 상 받는 대상자 이름이 없는 상장이 왔다.
아! 어디까지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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