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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공생 교육, 김환희 저, 살림터, 2020 본문
미래․ 공생교육
김환희 저, 살림터, 2020. 12월
박현숙 발췌
프롤로그 누구를 위한 N차 산업혁명인가?
미래 공생 교육의 네 가지 키워드
① 시간 : 과거와 미래의 공생 = 세대 간 공생
② 공간 : 구체적 이웃(지역성에 기반을 둔)을 대상으로 한 공생
③ 타자 : 과대해진 자아 넘어서기, 사랑과 고통을 통해 모름을 인정하기
④ 생태 : 다른 생명/비생명 종과의 공생, 인간중심주의 끝내기(신유물론)
1부 불신사회
1장 능력주의 (공생을 기생으로 바꿔버리다)
능력주의에서 가장 궁금한 것은 무엇이 ‘실제 능력’인지 합의와 측정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능력 사회에서 인재 배치의 기준이 되는 ‘실력’이란 직무능력이 아닌 인지능력이기 때문이다. 즉, 정규직은 주로 필기시험을 통해 선발되었던 것이다. 능력주의는 한마디로 “평등을 어떻게 달성할지보다 불평등을 어떻게 정당화할지에 몰두해 온 사회의 산물”이었다.
실제 능력을 찾는 작업이 허상인 이유는 사람을 단일하게 판단할 수 있는 잣대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이란 존재를 규격화시켜서 평가하려는 그 시도 자체가 문제이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협력학습도 모습은 협력처럼 보일지라도 ‘모둠 간 경쟁’이라는 큰 그림 속에서 ‘모둠 내 일시적 협력’을 통해 칭찬과 성적 등 보상을 받는 구조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협력을 위한 협력’이 아니라 ‘경쟁을 위한 협력’, 즉 좀 더 교묘한 종류의 경쟁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경쟁을 위한) 협력에 동참하지 않는 모둠원들을 압박하고, 더 나아가 노력과 능력이 부족한 ‘무임승차자’를 혐오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오히려 능력주의 그 자체라고 말해도 될 정도이다.
(그래서 공생교육을 제안한다.) 어떤 공동체든 그 공동체를 유지시키는 힘은 서로의 호혜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이며, 이 감각을 증진시키는 것이 공생교육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공정한 평가에 대한 환상은 ‘불공정한 차별’로 귀결된다. 결국 능력주의는 약자와 공생을 도모하는 모든 주장을 기생을 꾀하는 꼼수로 쳐내게 된다. 혼자 잘 사는 ‘능력’보다 함께 잘 사는 ‘공생’을 중시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2장 자기 배려와 타자 배려 (타인은 어떻게 괴물이 되어 버렸는가)
이 시대는 내가 싫은 것은 절삭해버린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거대담론이 사라졌다. 옳고 그른 것에 대한 사회적 기준, 사회적 합의가 없는 시대다.
둘째, 공동체가 붕괴되어 있다.
이 두 가지와 맞물려 나타난 심각한 부작용은 개인들에게 윤리적 지표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시대에 필요한 교육은 무엇일까? 바로 자기 배려와 타자 배려이다. 인간은 타자를 통해 자기 정체성을 확립해 간다. (그런데 우리는 타자를 배려하지 않고 절삭해 버린다.) 그 결과 혐오의 일상화와 확대가 일어난다. 미래 세대를 위한 ‘타자이해 교육, 배려교육’이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교육의 생태적 전환이 시급하다.
‘교육의 생태적 전환’이란 단순히 교육농을 가르치거나 환경교육을 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생태적 교육이란 “타자에 대한 배려, 그리고 그를 통한 자기배려”(푸코)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그리고 그러한 배려를 통해서 사회의 방향, 인류 문명의 진로 자체를 바꾸어야 할 것이다.
『공부공부』라는 책. “여기저기서 인문학 강좌니 뭐니 듣고 배우는 자리는 많아졌지만, 그런 자리의 상당수는 공부를 구경거리로 만들어서 소비하고 품평하는 자리다.
인간 뿐 아니라 비인간과의 연결망을 구축하는 것. 그것이 타자배려를 통해 자기배려의 길을 찾는 해법이다. 퀴어, 장애인, 동물과 공존한느 사람으로 길러 냄으로써 자기 존재의 지평을 넓혀 가고 상호인정과 상호배려의 공동체성 속에 자기를 속하게 함으로써 자기 정체성을 확립시켜 나가는 것이다.
인헌고 사태와 같은 것에서 ‘배움을 거부하는 의지’, ‘무지한 앎’의 태도로부터 ‘무지에 대한 앎’의 태도를 어떻게 끌어낼 수 있을지 고민해 봐야 한다.
3장 불신사회와 안전강박(안전에 대한 강박이 왜 불신으로 이어질까)
항상 보호 대상으로만 머물러 있으면 ‘일방적 피해자’가 될 뿐이다. 학생들이 생산적 주체자가 되기 위해선 생산자를 경험할 수 있는 여러 경험들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생활 단위의 작음 마을교육공동체가 중요한 것이다. 오늘날 전통적인 도덕관념이나 집단주의적 관습이 더 이상 우리의 행동 지침이 되지 못하는 시대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마을교육공동체 생활을 통해 타자배려, 자기배려와 같은 개인의 윤리를 새롭게 발명해야 할 것이다.
2부 미래교육
4장 관종사회와 인지자본주의 (우리는 왜 관심을 갈구하게 되었나)
이것은 지금의 사회가 노동 뿐 아니라 우리가 삶에서 경험하는 모든 인지과정 자체가 자본의 상품이 되어 버린 데서 나온 것이다.
기계가 인간을 농장에서 쫓아냈던 산업혁명과 같이 역사상의 ‘거대한 전환’이 다시 이 땅에 도래했다. (대부분의 것을 로봇이 대체했고)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긴 하지만, 그것은 재택근무 형식의 비정규직으로 최저임금이나 기타의 노동법에 따라 보호받기 힘든 종류의 일자리가 양산될 것이란 전망을 할 수 있다.
(이런 시대를 살아갈 수 있는 길은 기술과 교육의 영역에서 발전이 있어야 하며) 이 두 영역이 발전하려면, 체계에 대한 상호연결성, 실패와 실수에 대해서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안전망이 제공되어야 한다.
해결 방안을 제시하자면, ‘핵듀케이션’이다. 그 첫 번째로 디자인 사고.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적정기술과 타인의 삶에 공감하는 능력이다. 일상적 적용으로는 생활해킹. 두 번째는 체화된 인지. 이것은 존재적 수행으로 몸으로 경험하는 학습이다. 세 번째로는 프로젝트 수업.
3부 역설계
7장 마을교육공동체 (학교와 마을은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미래 예측에서 가장 주목되는 사안이 ‘인류세’이다. 우리 삶의 방식 전체를 생태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이다. 지금까지 비주체였던 존재들과 상호의존적 관계 속에서 공존하는 삶의 존재 방식이다.
학교가 장소성을 되찾아야 한다. ‘장소’란 역사가 새겨지고 관계가 만들어지며 정체성 형성이 개입하는 공간을 뜻한다. 즉 사람들이 정차하고 전유하고 서로 교류하는 곳이다. 이에 비해 ‘비장소’란 ‘유기적 사회성을 빚어내는 장소의 기능을 더 이상 수행하지 않는 공간’, 개별자들이 교감하기보다는 서로를 소외시키는 곳이다. 학교가 장소로서 의미화될 때, 학생들은 지역 정체성을 바탕으로 졸업 후에도 지역을 떠나지 않고 지역의 주체로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학교는 기술을 철학적으로 사유하는 곳이어야 한다. 삶을 예술화하며 실패가 장려되는 미래학교를 그려볼 수 있다.
8장 교육행정혁신 (학교는 어떻게 관료주의를 넘어설 수 있을까)
”(교육 장학사들은) 교육의 전문성은 나눌수록 생긴다고 생각하는데 거꾸로 쥐고 있을수록 전문성이 생긴다는 이상한 의식이 있는 것 같아요.“ 마을활동가 D
교육전문직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학교 중심주의, 교사(교육전문직) 중심주의 등 주관적 교육관이 마을교육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데 방해물로 작동하기도 한다.
”지자체 공무원들은 ‘내가 모른다, 도와 달라’는 생각이 바탕에 있다고 한다면, 장학사들은 스스로 다져진 생각들이 있어 자기 방식대로 해석하려는 경향들이 있어요. 교사 C
“마을교육공동체는 주민에 대한 호혜가 아니라 주민의 권리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마을활동가 B
학교의 승진 체계의 경우 교장과 교감의 관리자로서의 업무가 중첩되어 교감의 업무가 지나치게 과중되고 교장의 업부는 과소화되는 경향이 있다. 업무가 중첩되는 교감직 자체를 폐지하고, 교장의 경우에도 행정복지전담팀을 관리하며 학교 교사들의 교육과정 운영을 지원하도록 고유의 역할과 책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9장 포스트 코로나와 교육 (우리는 어떻게 서로를 돌볼 수 있을까)
1. 코로나 이전에도 있었고, 코로나 이후에도 지속될 욕망들
요구나 욕구가 ‘생물학적 필요성’에서 나온다면, 욕망은 사회적 관계로 인해 발생한다. 라캉의 말대로 우리는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 따라서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분석해야 할 것은 요구가 아니라 욕망이다. 그리고 때로는 단순히 분석에 머물 것이 아니라 사회적 욕망을 새롭게 주조하고 인위적으로 강화시켜야 한다.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유망한 일자리 등)이 아니라 미래를 주조하는 것, 그것이 바로 미래교육이다.
우리가 진짜로 원하는 것은 의식주에 대한 욕구가 아니라 행위와 작업에 대한 욕망이다. 이 욕망은 코로나 이전에도 있었지만 이후에도 계속 될 욕망이다. 행위와 작업들은 자기 표현 행위를 통한 공적 인정에 대한 욕망이며 이들이 요즘 인터넷 문화에서 보이는 이상한 현상들은 이런 욕망이 좌절되었거나, 남이 이루어 놓은 공적 인정에 대한 시기의 일종으로 풀이된다. 이것을 나무랄 것이 아니라 이런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플랫폼의 구축을 생각해 봐야 한다.
2. 코로나 이후의 욕망들
1) 돌봄에 대한 욕망
나는 지식전달 및 취업 준비 기관으로서의 학교의 역할은 끝났다고 생각하며, 코로나 이후의 학교는 ‘돌봄의 시대’에 대응하는 예비기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교사나 학교 교직원들이 학생들을 향한 교육 서비스 활동을 포기하고 돌봄 서비스 활동을 더욱 알차게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 아니다. 오히려 학교에서 학생들이 돌봄의 역량을 연마함으로써 지역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는 돌봄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돌봄이라는 개념을 일방향적 서비스가 아니라 모두가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역능, 즉 ‘자기배려와 타자배려’의 기술로 이해해야 한다. 공동체로서의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는 환대와 축복으로써 새로운 의례를 발명해야 한다. 그러자면 우리는 학생들이 자기표현을 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하고, 정치적 참여를 통해 사회 변화에 기여할 수 있는 공적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글이나 예술 작품 등 자신의 작품을 통해서 환대받고,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주권자로서 축복받아야 하는 것이다. 사실 이는 학교라는 공간을 넘어 평생학습 클러스터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지역이라는 좀 더 넓은 단위에서 우리는 정치적 참여와 공적인정의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 생태적 위기
경제라는 절대언어로 무한한 성장만을 도모해 온 우리들이 다른 언어로 갈아타야 될 때인 것이다. 물질이 아니라 정신을 건축해야 한다. 이것이 코로나 이후 (평생)교육의 과제이다.
3. 대안 도출 : 작업-노동-행위 연결망이 선순환하는 마을학습공동체
1) 작업 : 글쓰기 판의 창출
2) 행위 : 아고라의 개설
3) 노동 : 공동체 매개자의 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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