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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워크', 슈마허, 느린 걸음, 2011 본문
굿 워크
E. F. 슈마허/ 박혜영 옮김/ 느린 걸음/ 2011
발췌 박현숙
프롤로그
노동의 목적 ① 인간 삶에 꼭 필요하고 유용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② 신이 주신 재능을 잘 발휘하여 타고난 각자의 재능을 완성하기 위해 ③ 태생적인 자기중심주의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다른 사람들에게 봉사하고 협력하기 위해
알베르 카뮈 “ 노동을 하지 않으면 삶은 부패한다. 그러나 영혼 없는 노동을 하면 삶은 질식되어 죽어 간다”
1장 한 세기의 종말 앞에서
우리가 먹는 것은 생리학적으로 말하자면 갖가지 종류의 음식이지만 경제학적으로 말하자면 주로 석유를 먹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석유가 하는 일을 예전에는 적절할 재활용이나 윤번제, 흙 속의 미생물이 하거나 생물학적 농법 혹은 유기농법이 대신했습니다. 짧은 기간 대량의 저가 석유가 낳은 또 다른 결과는 바로 흉물스러운 도시의 출현입니다. 대도시는 혼자 힘으로 생존할 수 없기 때문에 도시 내부뿐 아니라 도시 외부의 땅에도 의존합니다. 100년 전만 해도 20만 명, 30만 명이 넘는 대도시는 나올 수 없었는데 식량 공급 문제가 석탄이나 석유 같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 운송할 수 있게 되면서 도시는 팽창했습니다. (그러므로) 도시는 석유라는 에너지를 계속 넣어줘야만 움직일 수 있는 거대한 기계인데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대량생산 방식은 풍부하고 값싼 석유가 낳은 현상이며, 이제 대량의 저가 석유 시대가 끝나감에 따라 조만간 대량 생산 방식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결론 짓게 되었습니다. 대안은 고도로 복잡하고 자본집약적인 대량생산 방식 대신에 소규모로도 가능하고 지나치게 복잡하지 않은 생산방식이 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또한 막대한 자본축척 없이도 가능한 단순한 기술방식을 찾아내도록 애써야 합니다.
2장 산업사회의 4대 죄악
인간이 전 세계를 얻고도 영혼을 잃어버린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현대 산업사회에 이르러 경이로울 정도로 노동시간을 단축시켜 줄 기술적 장치가 다양하게 쏟아져 나왔지만 정작 이 기술들은 사람들이 영적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일에 헌신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히 만들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산업주의는 육체노동이건, 정신노동이건 간에 대부분의 노동을 완전히 재미없고 무의미한 것으로 만들어버림으로써 인간의 인격을 저해한다고 봅니다. 현대 산업자본주의의 목표는 오로지 노동생산성 향상에 있습니다. 노동자를 책임 있는 개인이 아닌 생산의 요소로 취급하는 것은 노동자들의 삶을 저해하고 낭비하게 만드는 악입니다. 우리는 권한과 책임이 거의 무한정 분산되고, 훨씬 더 작은 규모로 조직된 다른 형태의 산업사회를 개발해볼 수 있습니다.
현실적인 관점에서 산업사회는 앞으로 급격히 바뀌지 않는 한 끝없는 성장을 목표를 추구하기에 파국이 멀지 않았습니다. 파국이란 말은 성장에 대한 실패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개별적으로 괴물 같은 개발이 던진 문제를 잘 풀어 승자가 될 것이기에 파국이라고 했습니다. 산업사회가 실패하는 이유는 ① 세계 인구가 분명히 자급의 수단을 넘어 불가항력적으로 늘어나게 되기에 유기적 관계들이 붕괴되고, ② 독성을 확산시키거나 식품에 불순물을 섞는 식으로 자급수단 자체가 위협받기에 다른 유기적 관계도 붕괴되며, ③ 연료와 금속처럼 재생 불가능하고 희소한 광물자원들이 빠르게 고갈되며, ④ 삶의 방식은 더욱 고도로 복잡해지는데 비해 이런 방식을 매끄럽게 잘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인간의 도덕적, 지적 능력은 오히려 저하된다. ⑤ 자연에 폭력을 가한다. 자연에 대한 폭력은 언제든지 인간에 대한 폭력으로 바뀔 수 있으며 누군가는 무기를 갖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생존의 조건으로 비폭력을 강요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마음 속 깊이 들어가 비폭력을 찾아야 합니다.
3장 거대기술의 노예가 되어
더 나은 사회, 더 나은 체계를 만들려고 노력한다면 법, 규칙, 협약, 세금, 복지, 교육, 건강 서비와 같은 ‘상부구조’를 바꾸는 노력에만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기술이라는 토대가 바뀌지 않는 한, 상부구조에서의 진정한 변화는 불가능합니다. 100년 전 사회주의자들의 요구 ‘제조업과 농업과의 결합, 국가 전체에 걸쳐 고르게 인구를 분산시킴으로써 도농 간 간극을 점진적으로 제거해야 한다’.(마르크스 엥겔스 ‘공산당 선언’) 현대기술은 대량생산을 촉진하며 고도로 복잡하고 대자본이 듭니다. 이 기술은 대도시나 메갈로폴리스에만 잘 들어맞을 뿐 다른 곳에는 맞지 않습니다. 젊은이들이 갈망하고 있는 것, 내 일을 하고 싶고, 소박하게 살고 싶고, 가면이 아닌 진짜 인간을 상대하고 싶고, 누군가를 돌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것 즉 자유를 향한 갈망을 잃어버린 것은 기술의 진보 때문입니다.
4장 복잡하게 만드는 바보 단순하게 만드는 천재
화석연료 때문에 ① 점점 더 커지는 경향이 생겼고 이것을 규모의 경제학이라고 합니다. ② 물건을 점점 더 복잡하게 만드는 흐름이 생겼습니다. ③ 두 가지와 연결되면서 무슨 일을 하려면 부자거나 세력가가 되어야 합니다. ④ 기술의 폭력성입니다.(자연을 상대로 벌이는 폭력적인 태도) 이런 흐름이 점점 증가했다면 치료방법은 정반대 방향에서 찾아야 하나 그것은 과거 회귀는 아닙니다. 간디의 생각을 실천할 때입니다. 주위에 사람들만 충분히 모인다면 생활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대안적 기술과 대안적 가능성을 전범위에 걸쳐 반드시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5장 좋은 경영을 위한 안내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다양한 기본 욕구를 충족시켜줄 소규모 사업체가 많이 있는 나라에서는 이 사업체들이 별다른 사회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소규모 사업체는 단독으로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없습니다. 사기업 형식의 10명의 규모라면 노동조합이 감시가 충분히 될 수 있습니다. 일거수일투족이 엄청난 사회, 경제적 파장을 불러올 수 있는 거대한 공장이나 거대 기업ㅂ을 개인이 소유하게 되면 반대의 다른 극단으로 갑니다. 최고의 행정은 ’행정부정이론‘을 지키는 것, ’최소한‘의 행정으로도 잘 돌아가는 조직구조를 찾아내자는 것, 아주 작은 조직은 알아서 잘 돌아가기에 행정에 아무 문제도 없습니다. 자연에서는 세포 하나가 계속해서 커지지 않습니다. 성장의 필요성이 생기면 분열하여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 냅니다.
6장 작지만 위대한 실험 중간 기술
’최선‘을 쫓느라 ’차선‘마저 놓치게 되는 시대 흐름에 휩쓸려 과거에 있었던 훌륭한 지식과 장비가 사라져 버린 사례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당연히 더 좋은 것을 쫓아야 진보하게 되고 그런 흐름이 환영받겠지만 ’최선‘을 누릴 형편도 안 되는 많은 사람들에게서 최소한 누릴 ’차선‘이라도 앗아가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7장 작은 일터가 일자리를 만든다.
잔치는 끝났고, ’성장의 한계‘라는 보고서에서는 인류는 자원고갈과 성장의 한계에 도달하게 된다고 예측했습니다. 작은 임금으로 단순하고 지겨운 일을 계속할 노동력은 이제 끝나고 있으며, 과학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란 환상도 깨졌습니다. 요즘 중국에 관심이 높아졌는데 1948년에서 49년 가장 극심한 고통을 겪었는데 마오쩌둥과 주은래 같은 인재가 나타나서 새로운 사회를 건설했습니다. 그들은 서구의 경제학을 뒤집었다. 자신들이 생산할 수 있으면 사 오지 않는다. 학습과 노동은 함께 해야 한다. 중국의 대전환은 실천을 통해 배운다는 사상에 바탕을 둔 것입니다.
8장 일의 즐거움이 없다면 삶의 즐거움도 없다.
좋은 노동이 무엇인지, 좋은 노동을 위한 교육은 무엇인지를 알려면 먼저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어디서 오는가,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라는 질문부터 생각해봐야 합니다.
교육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전통적인 지혜를 ‘선과학적’이라 치부하면 세속적 성공을 가르치는 훈련이 교육이라는 생각 외에 교육의 다른 근거는 존재하지 않게 됩니다. 인간이 해야 할 첫 번째 과제는 사회와 ‘전통’으로부터 배우고, 여기서 제시된 길을 받아들임으로써 행복을 찾아 나가는 것입니다. 두 번째 과제는 배운 지식을 내면화하고 거르고 솎아내어 좋은 것은 취하고 나쁜 것은 버리는 것입니다. 세 번째 과제는 ‘자아의 소멸’로 자기중심적인 모든 선입견이 소멸되는 경지를 말합니다. 인간 앞에 이 세가지 과제가 놓여 있다면 ‘좋음’이란 바로 나 자신과 다른 사람들이 해방의 여정을 따르도록 돕는 것을 말합니다. 인간의 가장 큰 욕구는 무엇일까요? 영적인 존재로서 인간은 무엇보다도 가치에 관심이 있으며,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은 다른 사람들과 생명체에 관심이 있으며 개체로서 인간은 자기 자신을 계발하는데 관심이 있습니다. 사람이면 누구나 이뤄야 할 세 가지 욕구가 있고, 여기에 교육이 필요합니다.
좋은 노동을 전통적 지혜는 핵심적인 세 가지로 설명합니다. 노동은 ①잠 재력을 사용하고 계발할 기회를 주고 ②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동의 일을 함으로써 태생적인 자기중심주의를 극복하게 해 주며, ③ 품위 있는 생존을 위해 인간에게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 역할을 합니다. 인간이 이루어야 할 세 가지 욕구는 노동을 통해 ‘배워야’ 합니다. 또한 노동이란 삶의 즐거움이자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것뿐만 아니라 무의미한 노동은 혐오스러운 것이란 점도 젊은이들에게 가르쳐야 합니다. 좋은 노동을 위한 교육은 전통적 지혜를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도달해야 할 목표는 성경 구절인 ”그러므로 하늘에 계신 너의 아버지의 완전하심과도 같이 너희도 완전하리라.“에 나오는 ‘완전함’이나, ‘왕국’, ‘구원’, ‘열반’, ‘해방’, ‘깨우침’과 같은 다양한 말로 정의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목표에 이르는 길은 무엇일까요? 바로 좋은 노동입니다. ”근면으로 구원을 이루라“입니다.
9 그대가 바로 우주이다.
가난의 문화란 무엇을 의미할까요? 재화를 일회적 재화와 영속적 재화라는 두 범주로 확실히 구별할 수 있는 문화를 의미합니다. 일회적 재화는 결국 폐기되기 위해 생산되는 재화를 말하고, 영속적 재화는 폐기되지 않는 재화를 말합니다. 모든 참된 문화에서 영속적 재화는 실제로 어디에서든 경제 외부에 존재했습니다. 왜냐하면 ‘영원’을 계산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는 현대 문명이 낳은 중대한 위기에 봉착해 있는데, 그것은 현대 문명이 인류에게서 두 명의 스승을 앗아갔기 때문입니다. 하나는 신비로운 체계를 지닌 살아 있는 자연입니다. 도시 문명은 대자연과 연계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른 하나는 인류가 오랫동안 지켜온 전통적 지혜와 가치입니다. 우리는 오래된 지혜와 가치를 내다버린 뒤 객관적 과학이라는 터무니없는 체계를 불러들였습니다. 인간은 하느님이 보내준 존재이기에 인간은 전통적인 언어를 통해 신을 사랑하라는 부름을 받습니다. 사회적인 존재이기에 인간은 자신의 이웃을 사랑하도록 부름을 받습니다. 그리고 불완전한 개별적 존재이기에 인간은 자신을 사랑하도록 부름을 받습니다.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 해 보면, 우리 삶은 ‘다정, 사랑, 보살핌’이 필요하며 이것들이 떨어져 나가면 일의 생산성은 떨어지고 비용은 많이 들게 되는데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농업입니다. 성경의 역대기와 열왕기에 인구조사를 한 다윗 왕에게 하느님이 진노한 이유는 수치 단위로 셀 수 없는 인간을 마치 수치 단위처럼 취급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신이 만드신 우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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