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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임승수, 시대의 창 본문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임승수, 시대의 창

나무와 들풀 2016. 6. 17. 09:50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임승수 지음, 시대의 창, 15000원

 

 김남연이 3월 조합원 강의로 임승수씨를 초대한다길래 우리 학교 독서 모임의 첫 책으로 골랐다. 작년 겨울 마르크스의 공산주의 선언을 공동체 운동으로 해석한 아이세움 출판사의 책을 읽고 자본론을 읽어 볼까 어떨까 망설이던 참이었다.

 첫 시작을 이런 센 책으로 선택하면 조합원과 그 프렌드들이 어떤 생각을 할까 하는 망설임도 있었지만, 마르크스는 경제에 관해 연구한 학자이고, 자본론은 140여년 전에 쓰여진 자본주의에 관한 연구서일 뿐이라는 생각을 하니 권하는 마음이 가벼웠다.

 다행히 선생님들도 유명한 고전 한 권을 덕분에 읽게 돼서 좋다는 반응이었다. 한 달 동안 읽었다. 내용이 이해하기 어려운 건 아니고 학교가 교사를 정말 힘들게 하기에 단 10분도 내기 힘든 상태가 요즘 우리들 삶이다.

 이런 상황에서 읽었으니 오죽이나 마음에 팍팍 닿았으랴? 내가 왜 이리 바쁜가? 결국은 내 잉여노동을 착취해가기 위한 자본의 본질이 아닌가. 성과급, 반드시 거부해야만 한다. 그러지 않으면 영원한 착취의 굴레로 얽매일 것이다. 경쟁을 통한 발전? 그건 자본의 음모다.... 하하하... 마르크스는 정말 똑똑한 학자였다. 어쩌면 산업혁명 초기라 자본주의 모순이 극단적으로 나타나 있어 더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지금은 자본주의의 모순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해결하는 나라가 있다. 우리 나라는? 지금 보면 그 모순 속으로 굉장한 속도를 내서 들어가는 느낌이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한겨레 21에서 칼 폴라니의 '호혜평등의 경제'를 만나서 자본론에서 설명하지 못하는 현대의 여러 가지 경제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이해했다. '변혁의 세계' 조금 있으면 해석이 완결된다고 한다. 다음 책으로는 이걸 읽어야지 하는 생각을 했으나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신자유주의의 끝을 향하여 질주하는 지금, 자본론을 읽으며 자본주의의 끝을 향해 달려가는 이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보며 참 나라 망할까봐 걱정이 팍팍 된다. 이거 어떻게 해야 되나? 은행에 예금한 돈을 다 빼야하나? 집 팔고 그 돈으로 금을 사서 땅에 묻어둬야 하나? 헐~

 

 임승수 씨는 대한민국 국민이 모두 열망하는 서울대를 나와 출세 가도를 걷지 않고 민주노동당에 들어가 고생을 사서 하고 있단다. 나 같은 인간이 하나 더 있어서 기뻤다. 세상이 올바르지 않으면 공학도로서도 행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삶의 진로를 확 바꾸었다고 한다. 뭐 나도 별반 다르지 않다. 세상이 바르지 않으면 교사로서 절대 행복할 수 없다는 걸 깨닫고 선생을 한다면 전교조 교사로서 살기로 결심한 나랑 같지 뭐. 애들 공부에 치여 불행하고, 졸업해도 88만원 급여에, 그것도 부족해 비정규직 노동자에 이젠 잡 세어링이라는 자본의 싸가지 없는 발상으로 임금 깎이고, 일 많이 하는 이 정신 빠진 사회에서 어떻게 내가 "너희를 가르치는 교사란다."라고 이야기 할 수 있겠는가? 나만 월급 딱딱 잘 받는다고 그냥 살아갈 수 있겠는가?

 그래서! 작가가 마음에 쏙 들었다.

 

- 목차

1. 자본론 왜 알아야 하죠? 자본주의에 사니까

2. 자본주의는 모든 걸 상품으로 만들어버려요

3. 돈이 자본으로 바뀌었다고요? 그래서 자본주의야. 돈이 물물교환만 하는 역할이라면 모순은 일어나지 않지. 그래서 폴라니가 말했잖아 돈, 인간, 자연을 상품으로 거래하는 사회는 반드시 망한다고. 우리 나라는 뭐냐? 4대 강 유역을 공사해서 돈 번다잖아. 에구구

4. 이윤은 노동자의 빼앗긴 시간에서 나오는 거라고요. 이게 자본론의 핵심이지.

5. 자본가를 위해 더 많이 일하는 게 좋을걸? 자본의 본질이지요

6. 기술이 발전할수록 더 착취당한다고? 왜냐하면 노동강도가 세어지니까.

7. 성과급제? 자발적 착취의 강화. 흔히 경쟁이라고 하지. 왜 우리 나라에선 경쟁이 미덕일까? 협동과 협력이란 미풍양속이 있는데

8. 이기적 인간, 자본주의에 맞춰진 인간. 사회 구조에 따라 인간은 맞춰질 수밖에 없다. 자본주의에선 이기적이지 않으면 죽는다.

9. 자본가는 이윤을 어떻게 쓸까요? 더 많은 이윤 창출을 위해 자본을 확대하는데 씁니다. 그러니 이 모순을 극복하려면 세금을 많이 걷어 복지에 쓰도록 해야합니다. 우리나라 지금 얼마나 거꾸로 가는지 짐작이 됩니다.

10. 자본가들은 잉여가치라는 하나의 파이를 두고 싸워요. 그렇지만 그렇게 하다가도 그 파이의 총량이 줄어들라치면 서로 똘똘 뭉쳐 언제 그랬냐는듯이 노동자를 탄압하지요.

11. 자본주의 세상에 독점자본과 공황은 필수! 이건 역사가 증명을 했지요.

12. 자본주의가 계속 될수록 이윤율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어요.

13. 제국주의-내 것도 내 것, 네 것도 내 것. 이거 미국 보면 딱 알지요?

14. 국가는 절대 중립이 아니에요. 그럼요. 용산 보세요.

15. 민중이 주인 되는 세상 가능한가? 볼리비아 혁명을 보면 그럴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