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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중학생, 기적을 부르는 나이』, 박미자 지음, 들녘, 2014 본문
중학생 부모와 교사의 지침서
많은 부모들은 아이가 중학교에 진학하면 육아에서 어느 정도 해방되었다고 생각한다. 10년도 넘게 중학교 교사를 했던 나도 그랬다. ‘아이가 다 컸으니 이제 나에게만 집중해도 되겠다.’하며 내 일에 전심전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아이가 커서 중학교, 고등학교 등을 거친 후 성인이 되었을 때, 중학교 시절이 아이에게 얼마나 중요한 시기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그때 아이에게 집중하지 않은 것이 못내 아쉬워 문득문득 후회를 하곤 했다.
아,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내 아이가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 (킴벌리 커버커의 시 패러디)
이 책은 부모로 살아가며 내가 앞서 했던 후회를 다른 사람이 하지 않게 하는 ‘중학생 부모 되기’ 지침서 역할을 한다. 교사가 되었다고 모두 다 제대로 된 교사 노릇을 하는 게 아니듯, 부모가 되었다고 누구나 부모 역할을 바르게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이 그 무엇이 되었을 때 그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 공부가 필요한데, 이 책은 중학교 학부모로 아이가 바른 성장을 할 수 있게 아이와 부모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도움을 준다. 그것은 아마도 30년 현장 교사로 살아가며 쌓은 내공과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배운 데서 나오는 힘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의 내용 중에는 중학생 이해와 더불어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그들과 대화하는 방법과 그들이 이야기 하는 방식, 그들과 대화하는 기술, 가족의 역할과 책임과 같은 중학생 아이를 키우면서 꼭 필요한 내용들이 담겨있다.
한 부분의 예를 들면, ‘중학생들은 자기가 듣고 싶은 말만 듣고, 하고 싶은 말만 합니다.(45쪽)’, ‘중학생 때는 말의 내용보다 버릇없는 태도 때문에 혼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청소년들과 관계를 맺을 때는 형식보다 내용을 중심으로 판단하고, 그들에게 예의를 가르치겠다는 생각보다 친근한 관계를 만들겠다는 생각에 더 중심을 두고 다가가는 것이 중요합니다.(48쪽)’, ‘중학생들은 덩치만 컸을 뿐, 아직 초등학생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뇌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50쪽)’와 같은 것들이 있다. 이런 것들은 부모가 알았을 때와 몰랐을 때 중학생들과 소통하는 데 엄청나게 큰 질적 차이를 만들어 내는 지식이다.
늘상 학생들과 있는 교사들조차 이 사실을 잠시 잊고 중학생들한테 ‘생각이 있는 거니, 없는 거니!(생각이 없다고 보면 된다.)’, ‘너 그런 버릇 어디서 배웠어?(어디서 배우긴, 원래 그런 건데)’, ‘너 태도가 그게 뭐니?(잘못을 말하지 않고 왜 태도를 가지고 시비지?)’라고 하면서 그들과 쓸데없는 갈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므로 이 책은 학부모의 지침서이기도 하지만, 중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들에게도 선배가 조근조근 들려주는 현장에서 깨우친 지혜인 셈이다.
생명력이 철철 넘쳐흐르는 역동적인 중딩이, 친구 없인 절대 못사는 의리파 중딩이, 자기가 세상에서 가장 잘나고 멋지다고 생각하는 귀엽고 깜찍한 중딩이들을 어떻게 멋진 학생으로 키울 것인지 세상의 부모와 교사들이 지혜의 샘물을 함께 마시고 그들과 함께 성장하며 중딩이의 혼란스러운 성장기의 끝을 볼 때까지 손잡고 가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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