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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예보, 차인표 저, 해냄

나무와 들풀 2016. 6. 18. 11:52

오늘 예보, 소설, 차인표, 해냄 출판사, 11800원

배우 차인표가 이 정도로 소설을 써냈다면 나는 슬퍼야 할까 기뻐야 할까?
기쁘다. 이런 배우가 우리나라에 있다는 것이 기쁘다. 소설을 쓸 수 있는 배우, 그것도 그럴 듯하게 쓸 수 있는 배우, 인간과 사회에 대해 신뢰와 사랑이 있는 배우, 정신이 똑바로 박힌 배우, 따뜻한 마음이 있는 배우가 우리나라에 있다.
그래서 오늘부터 그의 팬이 되어야겠다.

전직 웨이터 나고단, 자살하려고 하지만 자살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다만 누군가 외로움이 벗이 되주기만 하면 힘을 내서 살 수 있는 사람. 과연 그럴까? 정말 이 세상 누군가 손만 내밀어 주면 힘을 내서 살 수 있을까?
이보출 나고단을 자살에서 구해준 사람. 보조출연자. 전직 깡패에게 돈을 사기쳐서 도망다니면서 아들 태평이와 작은 방 한 칸이라도 얻어 같이 살 희망에 열심히 어려운 일도 마다 않고 하는 사람. 그 사람의 점심값 5000원이 나고단을 자살에서 살려낸다.
김대수. 전직 깡패. 달 봉봉이의 희귀병 앞에서 과거 자신을 위해 울었다던 어머니를 이해한 사람.
봉봉이가 죽고, 대출이는 대수에게 당하고, 이 보출은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소설의 일반적인 리얼리티라고 하나? 그런데 황당하게도 이 소설의 마지막은 모두가 행복하게 서로 얽히고 섥힌 관계가 되어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심지어는 나고단을 더욱 자살하게 만든 두 공익마저도 나고단의 죽음을 막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도록 얽혀 있다.
이게 차인표의 심성이라고 생각한다. 따뜻한 심성, 사회와 인간을 믿는 마음, 이게 배우 차인표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배우이기에 소설가들이 감히 시도하지 않는, 작품에 욕심을 버리고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꾸밈없이 그려낸 것이 이 소설을 좋아하게 만든다.
각각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점이나, 세 사람이 사건이 하나로 얽혀 모여드는 것 이것도 그의 능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