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박하고 낙천적인 사람들의 볼리비아>
볼리비아 사람들은 참 순박하고 낙천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일단 국경을 넘을 때부터 입국 관리소에서 우리의 여권을 가지고 장난치던 공무원이 생각난다. 여권에 도장을 찍고 건내면서 짓궂은 표정으로 줄까 말까를 여러 번 하다가 주는 그들이 어쩐지 친근해졌다.
우리를 안내 하던 알베르또 역시 언제나 웃는 얼굴로 우리의 가이드를 ‘오케 루뻬’하고 부르면서 하나라도 더 보여주고 싶어 노력하는 모습이 느껴졌다. 그래서 그의 안내가 늘 든든했다.
볼리비아는 우유니 하나도 족하다. 어쩌면 이번 남미 여행을 통털어 가장 훌륭하게 기억이 남을 지도 모르겠다. 끝이 보이지도 않고, 짐작도 되지 않는 거울과 같은 땅이 그렇게 하늘과 가까이에 마주보며 하늘과 구름을 비추는 장관을 보지 않고 어떻게 상상할 수 있나! 그렇기에 불편한 호텔과 추운 밤을 보내고도 좋게만 느껴진다. 게다가 물가마저 싸서 즐거운 쇼핑을 할 수 있는 기쁨을 안겨 주었다.
맥주 맛은 가장 좋지 않았다. 그렇지만 광활한 자연과 그것을 꾸미거나 포장하지 않고, 상업적인 시설도 하나도 없이 무덤덤하게 ‘우리는 그냥 이렇게 살아’하는 것 속에 멋진 것들이 다 들어 있었다. 느려도 괜찮다. 이런 광활한 자연 속에서 빠름은 얼마나 무서운 것일까? 그냥 그대로 두고 보면서 천천히 살면서 먹고 살면 그만이다 싶었다.
< 라구나 콜로라도에서 고들풀>
고산병으로 죽어가다가 꽃을 보고 웃으며 포즈를 취하는 고들풀.
볼리비아는 그런 곳이다. 사막에 모래만 있을 것 같은데, 호수도 있고 플라멩고도 있고, 꽃도 있다. 그래서 팍팍하고 힘든 사막이 아름답다. 삶에 지치고 힘들 때, 내가 바보 같고 능력이 없어서 루저인 것만 같을 때 볼리비아는 삶의 용기를 줄 수 있는 곳이다. 고들풀이 꽃을 보고 고산병을 잠시 잊고 씽끗 웃듯, 좌절하고 지친 인간에게 한 숨 쉴 여유를 줄 수 있는 곳 볼리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