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18일 저녁
칠레의 아따까마 마을
칠레의 아따까마에 도착한 우리는 숙소에 짐을 풀었다. 숙소는 호텔이라고 했지만 여관이었다. 방은 다인실과 2인실이 있었고, 2층 침대가 2개 놓인 곳에 들풀이와 나, 안선영은 짐을 풀었다. 여관의 구조는 여러 개의 방이 있는 곳에 가운데 주방이 있고, 욕실이 하나 있었으며, 마당에는 식탁이 여러 개 놓여 있고 본채와 따로 떨어져서 여러 개의 방이 있는 숙소가 있었다.
이곳은 욕실이 방이 여러 개인데도 하나만 있는 게 아니었다면 아따까마의 숙소는 정말 아름답고 포근하며, 좋은 곳이었다. 욕실이 하나였지만 그리 불편한 줄은 모르고 이틀을 지냈다.
아따까마는 일 년에 비가 서너 번 정도 밖에 오지 않는 건조 지역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풀도 있고, 물도 있었다.
저녁을 먹으러 동네 중심가에 갔는데 거기는 여관이 있는 동네와 달리 여행객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이 마을은 볼리비아에서 관광을 마치고 국경을 넘어 칠레로 가는 사람들 때문에 만들어진 마을이라고 했다. 주민의 대부분이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밥벌이를 한다고 했다.
우리는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다. 메뉴는 연어튀김이었다고 하는데 아주 신선한 고등어 튀김의 맛이 났다. 그리고 소고기 스테이크와 간장에 볶은 국수, 피자로 저녁을 먹었다. 음식 중 피자가 가장 맛이 없었으며 나머지는 맛이 있었다. 음식맛은 여행을 하면서 점점 좋아지고 있었다. 이것은 내가 다른 나라의 음식에 점점 입맛이 맞추어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페루보다 볼리비아, 볼리비아보다 칠레의 음식이 입에 맞았다.
칠레에서 가장 맛있는 맥주는 아우스랄이었는데 가격이 비쌌다. 페루의 1000페소는 우리나라의 24000원 정도이며, 맥주는 작은 병의 아우스랄이 레스토랑에서 4000원이 넘는다.
레스토랑에서 나와서 숙소로 돌아가면서 숙소 바로 앞의 가게에서 맥주를 사고 가려고 했는데 막상 숙소로 돌아와보니 가게는 문을 닫았다. 아쉬운 마음에 돌아서려는데 가게 옆 문에서 사람이 나오길래 우리는 가게 문을 두드려서 결국 가게를 열었다. 그러나 들어가 보니 식료품과 음료수가 조금 있는 80년대 시골의 점방 같은 곳이었다. 맥주를 못 사서 슬픈 마음으로 숙소에 왔는데, 호수 아빠가 나가셔서 저녁을 먹었던 중심가의 가게에서 맥주를 사오셨다. 가셔서 세르베차(맥주)라는 말이 생각나지 않아 우리가 저녁을 먹었던 레스토랑으로 들어가셔서 메뉴판을 보고 세르베차를 확인한 후 가게에서 ‘세르베차’라고 했다고 한다. 역시 고수는 달랐다. 호수 아빠가 사온 에스쿠도 맥주를 우리는 몹시 기뻐하며 김가루 안주에 먹고 잠을 잤다. 이날 먹은 에스쿠도는 가격이 레스토랑에 비해 아주 착했지만 맛은 아우스랄에 비해 떨어졌지만 그래도 맥주를 마실 수 있어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