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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에 간다 32 - 아르헨티나, 모레노 빙하를 보러 본문

여행

남미에 간다 32 - 아르헨티나, 모레노 빙하를 보러

나무와 들풀 2016. 6. 20. 13:09

2013년 1월 23일 수요일

아르헨티나 모레노 빙하를 보러

아침에 일어나서 호텔식을 먹으려다 우장식 선생님이 일찍 일어나셔서 점심을 위해 쌀을 씻어 밥을 하고 그 밥에 조미김을 부수어 뿌린 후 주먹밥을 만드는 놀라운 광경을 보았다. 쌀알이 길쭉하고, 조리를 하면 쌀알이 풀풀 날리는 그것이 한국과 비슷한 상태로 나온 것이 너무나 신기했으며, 조미김을 부수어 주먹밥을 만들 상상력이 부러웠다. 그리고 왜 우리는 그런 생각을 못했을까 했다. 그래서 모레노 빙하를 보러 가는 버스 안에서 해외 여행을 갈 때 필요한 품목을 적어보기로 했다.
사실 이 여행을 떠나기 전 안선영이 김도 사고, 고추장도 사고, 팩소주도 사고... 이런 이야기를 했을 때 안선영을 나무라며 “야야! 여행 제대로 하려면 그 나라 음식과 술을 마셔야지 무슨 우리 나라 음식과 술을 가져간다고 그래!”하는 바람에 안선영은 튜브 고추장만 비상용으로 가져오게 되었다. 그런데 그건 일주일 정도의 여행일 때나 그렇다는 것을 이번 여행을 통해 처절하게 깨닫게 되었다. 수십 년을 먹어온 것을 어떻게 한 순간에 버릴 수 있겠는가? 그리고 좋은 풍광에서 ‘아, 소주 한 잔에 삼겹살’하는 생각이 저절로 떠오르는 것은 본능이나 비슷하다. 앞으로는 긴 여행을 할 땐 절대로 그런 건방진 생각을 하면 안 된다는 다짐을 했다.
버스 안에서 적은 품목은, 튜브 고추장, 쌈장, 생김, 사발면, 팩소주, 육포, 오징어, 롱다리, 캔골뱅이, 캔뻔데기, 밥에 솔솔, 초고추장, 더운 물에 풀어먹는 건조한 국, 미소 된장 가루, 고춧가루, 햇반 등이다. 튜브 초고추장이나 쌈장, 된장이 있으면 미소 된장 가루로 된 것이 없어도 되겠다.
우리를 태우러 숙소까지 온 것은 커다란 관광버스였는데, 8시쯤에 탔는데도 다른 숙소에 들러 외국인들을 태우는 바람에 버스에서 많이 기다렸다. 엘깔라빠테에서 모레노 빙하까지는 2시간 정도가 걸렸다.

< 모레노 빙하를 보러 가기 전 숙소 풍경>



< 모레노 빙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