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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교육2호> 2018년 꽤 괜찮은 우리들이 모여 함께 춤을 - 마을교육공동체 이야기 - 본문
2018년 꽤 괜찮은 우리들이 모여 함께 춤을
시흥행복교육지원센터 박현숙
장면1
A시 혁신교육지구 컨설팅에 갔다. 혁신교육지원센터라는 곳에 갔는데 시청 직원 셋이 있었다. 오전 9시에 시청 담당자를 만났다. 작년까지 AI 방역 작업을 하다 올 1월 혁신교육지구 센터가 있는 과장으로 발령을 받았다고 한다. 담당 팀장도 1월에 발령을 받았고, 주무관은 올 7월에 받았다고 한다. 무엇이 어렵냐고 물었더니, ‘협업 회의를 하려고 자리를 만들어도 시장님도 안 오시고, 협업 부서들도 안 오고, 교육청 과장도 안 오고 자리가 텅텅 비어서 할 수 없다’고 한다. ‘혁신지구 업무가 13가지인데, 담당장학사는 초등장학사인데 본인이 맡은 것이 너무 많아 혁신지구업무는 30% 정도 밖에 해당하지 않아 그 업무에 몰입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교육청은 시청더러 일 못 한다고 시흥시청처럼 왜 못 하냐고 쪼아댄다고 했다. 빨리 다른 자리로 발령이 나면 좋겠다고 말을 했다.
11시에 교육청 국장과 장학사를 만났다. 시청이 아는 게 너무 없고 일을 하지 않아 사업이 너무 힘들다고 했다. 담당자가 너무 자주 바꾸어서 이 사업을 하는 데 의지가 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공무원들이 만들어 오는 사업은 혁신교육지구에 대한 이해조차 없는 것이고 초·중등 교육법에 대해 무지해서 도무지 쓸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교육청에서 기획한 사업을 올리면 그냥 돈 줄 테니 교육청에서 알아서 해주고 정산만 해달라고 해서 괴롭다고 했다.
장면2
두 기관을 만나다 보니 점심이 늦어졌다. 면담을 하면서 느낀 점을 컨설팅 위원들끼리 나누면서 커피 한 잔을 마셨다. 시간이 여유가 있어 조금 느긋하게 서해중학교로 갔다. 이번 자리는 서해중 국어과 선생님들이 컨설팅을 요청해서였다. 주제는 과정중심평가에 대한 것이었지만, 지난 번 컨설팅 때 다 했던 것이라 읽기 수업을 어떻게 기획하고 진행할 것인가에 대한 것으로 재요청을 받았다. 마침 장소가 교실이어서 학생들 책상 속에 국어책이 있었다. 국어책을 펴고 목차를 보며 비문학 단원을 어떻게 재구성하고 어떤 과목들과 교과통합프로젝트를 하며, 그렇게 한 수업의 과정 평가는 어떻게 될 것인가를 이야기 했다. 그리고 2016년 장곡중학교에서 수업을 하면서 만든 활동지를 직접 보여드리면서 실제 수업에 쓰였던 기획과 과정, 시험 문제, 교과통합프로젝트 등을 이야기했다. 선생님들은 다양한 질문을 하셨고, 지금 수업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도 이야기 나누며 그 자리를 마쳤다. 선생님들이 너무나 진지하시고 고민이 깊어 보여 작년에 내가 제작했던 중학교 3학년 활동지 전부를 파일로 드리고, 내가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 주도도 알려드리고 왔다.
장면3
서해고 컨설팅을 마치고, 허겁지겁 시흥교육청 협의회실로 뛰어왔다. 서해고 컨설팅을 마치니 4시 50분이었고, 시흥교육청에서 학교문화예술 진흥 협의회는 4시 30분에 시작이었다. 늦게 도착해서 회의 도중에 들어가려니 시간 맞춰 와서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일었다. 문을 살짝 열었는데, 순간 협의회장에 있는 사람들이 한 눈에 들어왔다. 누군지 파악이 되는 순간 눈물이 주책맞게 나오려고 했다. 그 안에는 교육장, 시청 과장, 시흥마을교육네트워크대표, 장학사들, 시청 팀장, 오케스트라 단장, 교사들, 교장, 마을사람들 등등등... 스무 명도 넘는 사람들이 한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장면 1에서 삶은 밤고구마 물 없이 먹은 듯 했던 마음이 장면3에서 흐물흐물해지며 울컥하는 마음이 솟구쳤다. 회의 중에는 교사들이 마을축제 때 시청 부서들의 협업 관계가 느슨해서 어려웠다고 볼멘 소리도 하고, 어떤 쪽은 자연스럽고 지원이 좋았다고 감사도 하면서 이런 저런 소리들이 오갔다. 볼멘 소리가 없으면 회의가 아니지. 볼멘 소리를 없애자고 하는 회의고, 그걸 해결하면 다른 소리들이 나오고, 그러면서 생소했던 사업이 친숙해지고 발전적으로 진행되니까.
장면1, 2, 3은 불과 며칠 전 하루 안에 있었던 일이다. 장면1이 없었다면 장면3에서 담당자 입장에서 서운했을 발언들이 있었다. 그런데 장면1을 겪은 입장에서 장면3은 그 자리에 와 준 것만으로도 감사가 나왔고, 함께 논의하는 마음이 감동이었다.
2018년 시흥행복교육지원센터에서는 마을과 학교가 협력하여 학교의 정규 수업 속에서 모든 학생들의 수준 높은 배움을 지원하고, 그 속에서 마을 사람들도 성장하고, 학생들도 성장하고, 교사들도 성장하는 시스템으로 마을의 교육력을 높이려고 한다. 그 사업이 ‘마을융합학교’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교사, 학생, 마을사람의 연수시스템이다. 아니, 마련했다기보다는 각각에서 이루어지던 연수를 ‘마을교육공동체’가 가진 철학과 비전을 함께 해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연수를 일원화한 것이다.
2018년 마을융합학교 안에서 교사와 마을, 학생, 공무원의 또 다른 성장을 기대한다. 마을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시키면 시키는 것만 하는 공무원이란 일반통념을 깨고 마을이 필요한 것이라면 알아서 스스로 움직이는 공무원이라는 인식을 주기 위해 참 많이 노력하고 있다.
2018년 우리 시흥마을교육공동체가 만들어내는 시흥행복교육 기대해도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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