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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한국형 지방자치 모델 센터 만들기> 시흥 포럼 결의문 1차 (동네 주영경 님 초안) 본문
장곡타임즈 주영경 대표님이 초안을 쓴 결의문이다.
▫ 2011년 시흥시는 혁신교육지구가 되었다. 아동과 청소년기를 이곳에서 보내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보탬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시간이 흘러 사람들이 찾아온다. 교육을 보러 시흥에 오는 사람들이 있다.
▫ 가르치는 사람보다 배우는 사람을 위한 교육을 하자고 시흥의 교실들을 바꾸었다. 교사, 학생, 학부모가 불편하지 않도록 절차를 바꾸고 또 바꾸었다. 소비자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자고 노력한 것이 벌써 9년이다.
▫ 시청과 교육청이 만나서 머리를 맞대는 협업회의, 컴퓨터 마우스 한번만 누르면 절차가 끝나는 원 클릭 시스템.
▫ 시청이 돈을 내고 교육청이 머리를 보태어 이만큼 왔다. 곧 10년이다. 이제 새 식구가 온다. 마을이 오고 학교가 온다.
▫ 사업의 수혜자이고 소비자였던 학교와 마을이 온다. 주는 것을 받아먹는 수혜자가, 이제는 사업을 함께 준비하자며 온다. 공급자와 소비자가 따로 없고, 기획자와 실행자가 따로 없다. 시작과 끝을 함께 하는 협력자들이 있을 뿐이다.
▫ 식구가 늘어 새 집을 지으려 한다. 어떤 집이 좋을지 그림을 그린다. 이곳에 살 사람들이 직접 그린다. 새 집에 들어가 살게 될 그날이 생각만 해도 좋다. 지금껏 그리지 않았던 그림을 그린다. 그림이라고 그려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모여서 그린다.
▫ 설계도를 그리기는 어렵다. 집을 짓는 것은 더 어렵다. 우리의 수고가 열매 없이 끝나더라도 좋다. 그림을 그리려고 오늘 이곳에 사람들이 모였으니 그것으로도 좋다.
▫ 운동이다. 우리가 하는 일은 운동이다. 아침잠이 많은 사람을 깨우는 운동이다. 수천 년 동안 백성을 부렸던 관청에게, 가르치려고만 했던 학교에게, 제 자식만 챙기며 살아왔던 저잣거리의 백성에게, 이제는 그러지 말자는 운동이다. 백성과 관리와 교사가 함께 가자는 운동이다.
▫ 한 아이를 키우는데 학교만으로는 턱도 없다고 비로소 알게 된 교사들이 있다. 우리 아이를 길러주는 학교를 도우려다 마을까지 바꾸는 동네 어른들이 있다. 교육이 좋아져야 이곳에 터 잡고 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 믿는 공무원들이 있다. 이들이 마음을 모아 함께 새 집을 그린다.
▫ 아름다운 계절에 이곳에 모인 사람들이여.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다시 풍성한 계절이 오면 이곳을 찾아주세요. 우리가 그린 그림을 보러 다시 와 주세요.
▫ 마을과 학교를 가르는 담장이 없어지고, 학교와 학교가 마을의 이름으로 손잡고, 코 흘리던 우리 아이들이 시민으로 우뚝 자라고, 누구의 엄마에서 마을의 주인으로 일어서는 학부모들을 보러 오세요.
▫ 교육 자치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맛보는 곳. 2019년 시흥의 봄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긴 더위가 물러가고 가을 해가 돌아오는 날, 이곳에 다시 와서 마을을 노래하고 자치를 받들며 교육으로 세상을 바꾸겠다고 소리치는 날. 그날에 다시 만납시다.
▫ 수도권 변두리 시흥에서, 교육자치가 시작되고, 마을민주주의가 싹 트고, 사람과 사람이 살 맛 난다며 크게 웃는 날. 그 날을 위해 머리를 모으고, 그 많은 사람들의 시간을 모은다. 소래산, 군자봉, 옥구봉에서 우리 아이들 잘 자라게 해 달라고 두 손 비는 마음으로 새 집을 지으려 한다.
이천십구년 봄 지방교육자치의 길을 열어가는 시흥사람들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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