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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와 미래교육

나무와 들풀 2020. 7. 9. 14:59

들뢰즈와 미래교육

 

영남대 김재춘 교수의 강의를 듣고, 교사 박현숙 씀

 

나처럼 해봐요 이렇게

나처럼 해봐요 이렇게

아이 참 재미있어요

나처럼 해봐요 이렇게라는 동요 가사다. 이 동요는 노래 부르는 사람이 나처럼 해봐요 이렇게하면서 동작을 취하면, 그 동작을 보고 그대로 따라 하면서 나처럼 해봐요 이렇게하고 되받은 후에 두 편이 함께 아이 참 재미있어요.’라고 합창하며 손뼉을 친다.

플라톤의 이데아론에서 말하는 배움과 교사의 역할을 이 노래는 신기하게 잘 설명한다. 이데아인 실체가 존재하고, 이데아의 모사품인 현실에서 우리는 이데아라는 실체를 찾아 깨닫는 것이 배움이다. 즉 이데아를 알게 되는 상태가 배움이며, 이데아를 깨달음으로써 배움은 끝난다. 진리를 깨달았는데 더 필요한 게 뭐가 있단 말인가. 교사는 학생들이 이데아를 깨달을 수 있도록 나처럼 이렇게 찾아보렴.’ 하면서 이끄는 자이다.

이런 생각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철학자가 들뢰즈이다. 들뢰즈는 이 이론으로는 창조를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한다. 애초에 이데아가 있고, 이 이데아를 찾고 깨닫는 것이 배움이라면 창조를 어떻게 설명하며, 코로나바이러스 19같은 변이의 탄생을 어떻게 이론적으로 설명할 것인가 하고 묻는다.

들뢰즈는 반복이라는 의미를 우리가 아는 의미와 전혀 다르게 사용한다. 우리가 같은 것을 똑같이 하는 것을 반복이라고 한다면, 들뢰즈는 같은 것을 똑같이 하는 것은 재현이라 규정한다. 하늘에 떠 있는 태양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 사과를 그대로 재현하는 것.

그런데 우리가 똑같이 재현한다고 믿고 있는 것이 과연 실체를 그대로 재현하는 것인지, 우리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이미지(이데아)를 재현하는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라고 묻는다.

진짜 너의 눈으로 태양을 보아라. 그 태양이 너의 머릿속에 이미지로 존재하는 태양 아니더냐. 매일 매일 뜨는 태양을 너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이미지가 아닌 눈으로 본 후에 그려보아라. 매일이 다를 것이다. 그 차이가 반복되어 새로움을 만든다. 차이만이 반복되는 것이다.’라고 들뢰즈는 말한다.

세잔이 수련이란 작품을 300여 점이나 그렸던 것은 머릿속의 수련이 아닌, 매일 다르게 보이는 수련을 그렸기에 가능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세상에 나타날 때 늘 똑같지 않다. 이 바이러스는 숙주에 맞춰 나날이 변화할한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다. 그것이 들뢰즈가 말하는 반복의 의미다. 반복만이 새로움을 창조할 수 있다.(그러므로 들뢰즈의 철학을 이해했다면 왜 코로나바이러스 19가 생겼냐고 묻지 말고, 앞으로 다른 변이가 나타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을 한다.)

들뢰즈에게 배움은 아는 상태가 아니라 알아가는 과정에서 자신이 새로운 존재로 변해가는 것이다. 교사는 나처럼 해 봐라가 아니라, ‘나와 함께 알아가며 변화해 보자.’로 이끄는 존재다. 변해가는 그 어떤 것을 찾아 나서지 않을 수 없을 정도의 강력한 질문을 던지는 사람, 그 질문을 통해 새로운 것을 알고 창조해 가는 학생, 그 과정을 함께 하며 같이 성장하는 사람이교사다.

그렇다면 교육과정은? 모두에게 똑같은 교육과정을 주고, 이 길을 곧게 걸어가라고 하는 것은 들뢰즈의 철학으로 교육과정이라고 할 수 없다. 들뢰즈에게 교육과정은 개개인에게 다가간 우연성- 교사의 질문 또는 교사가 던지는 과제 - 에서 개인이 참을 수 없는 궁금함에서 질문하고, 답을 얻고, 다시 질문하고, 답을 얻어가며 창조를 반복하는 과정이며, 그 속에서 학생 존재가 변해가는 과정이다.

똑같은 나날이 반복된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매일매일의 작은 차이를 만들어가는 사람의 인생의 끝은 같은 수 없을 것이다. 반복의 재현을 구현할 것인가? 차이의 반복을 만들 것인가? 나의 선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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