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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우리나라 교육을 남에 나라에 돈 주면 해결되는가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는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의 핵심 공약이다. IB가 뭣이길래 교육감이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는가 하는 궁금증이 일어 경기도 어느 교육지원청에서 교사들에게 연수 때 나눠주는 책을 얻어서 읽었다. 누군가 이 책을 읽겠다고 한다면 내가 이 책을 읽고 발췌한 부분을 주면서 그걸 읽으라고 하고 싶다. 시간을 들여 읽어볼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용은 없었고, 혁신교육을 시작하고 진행했던 경기도교육청에서 지금 왜 IB를 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생겼다. 저자는 우리나라 대입을 IB의 시험으로 전환하면 공교육이 정상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한다. 정상적인 교육이란 여기서는 강의식 수업으로 지식을 주입하는 것..
전광훈 목사가 집회에 나와 선동하는 발언, 태극기 부대들의 말들을 동영상 등에서 들었을 때 섬뜩하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자기 편이 아니면 다 없애야 한다는 생각의 뿌리는 무엇일까? 내 의도와 상관없이 AI가 알고리즘을 통해 노골적으로 권하는 컨텐츠를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시청하게 된다. 그러다 문득 우리는 ‘모두 통하는 사회’가 아니라 ‘통하고 싶은 것들하고만 통하는 사회’에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다른 종족 보듯이 하며 살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기술의 발달이 전세계를 연결해 줄 것으로 믿었는데, 이데올로기로 철저하게 갈라놓고, 내가 의지를 갖고 다른 생각을 접하기 전엔 다른 것들을 접하는 것이 몹시 어려워진 세상에서 보이지 않는 벽을 스스로 쌓으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페이스..
노랑 제비꽃의 기록 마을교육공동체를 사람들이 말하기 시작한 이후, 지금은 학교가 있는 곳이면 당연히 갖춰야 할 필요 조건으로 거론한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출처 불명의 속담은 학교가 교육활동을 위해 필요한 자원을 요청할 때면 의레 근거로 사용한다. 그러나 그 말의 의미를 곰곰이 따져보면 아이를 잘 키우려면 마을 생태계가 잘 구축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노랑 제비꽃 하나를 피우는데 온 숲, 나아가 온 우주가 필요하다’는 시(반칠환 ‘노랑 제비꽃’)가 말하는 바이다. 제비꽃 하나만이겠는가? 세상 존재하는 모든 생명들이 살아가는 데는 온 우주가 협력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은 학교 측이 생각하는 ‘학교 교육을 위해 마을이 협력해야 한다’는 의..
마을자치 계획 수립과 실행에서 학교의 역할 양도중학교 교사 박현숙 시흥시 주민자치회 시범실시 및 설치 ․ 운영에 관한 조례(이하 ‘조례’)가 통과 되어 2020년 10월 7일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처음 조례가 통과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시흥 시민으로서 몹시 기뻤습니다. 일찍이 장 자크 루소는 “시민은 선거 때만 주권자 노릇을 하고 선거가 끝나면 다시 노예가 된다.”라고 대의민주주의가 가지는 약점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주권을 가지고 있으나 통치권이 없는 시민은 루소의 말 대로 선거 때만 한 표를 가진 사람으로 비칠 뿐 선거가 끝나면 아무런 힘이 없는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허망함을 안고 살아가야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시흥시의 조례는 시민에게 주권과 함께 통치권을 돌려주려는 의미 있는 시도라 하겠습니다. 이..
질문 1: 푸코가 말하는 ‘규율 권력’은 ‘전통적인 권력’과 어떻게 다른가? ⇒ 전통적인 권력은 왕권에 당연히 부여되었던 것이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권력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권력은 상층부에서 민중으로 가는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그런데 물처럼 권력이 위에서 밑으로 내려가는 것이라면 지금은 권력이 민중에게 있으며, 민중은 집권하는 권력으로부터 자유롭다고 느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현실은 여전히 권력이 작동하고 있다. 그 작동의 방식이 권력에 대항하는 것(권력을 가져오는 것)에 대해 직접적으로 신체를 가해하는 것에서 규율을 통해 복종시키는 방향으로 바뀐 것이다. 미세하고, 지속적이며, 기계적이고, 형식을 갖춘 기제인 규율을 통해 더욱 더 정교하게 권력이 인간을 복종시키고 있으며, 그 과정이 가진 특성으로..
탕왕의 세수대야 교사 박현숙 3년 동안 학교를 휴직하고 시흥시청에서 시흥혁신교육사업을 하다가 올해 학교로 복직한다. 3년 만에 학교에 들어가려니 설렘도 있지만, 두려움도 있다. ‘아이들은 얼마나 변했을까?’, ‘학교는 또 얼마나 변했을까?’, ‘나는 어떻게 아이들을 만나야 하나?’ 이런 질문이 먼저 떠오르는 것을 보면 두려움보다 설렘이 더 강한 것 같다. 그런 설렘도 잠시, 발령받은 학교의 ‘2020학년도 교육과정 운영 안내’ 책자를 받아 보고 가슴이 턱 막혔다. ‘수업 시작 : 학생 모두 기립 → 책상 열 맞추고 → 차렷, 공수, 배례 → “열심히 하겠습니다.” 교사 → “열심히 가르치겠습니다.” 수업 끝 : 학생 모두 기립 → 책상 열 맞추고 → 차렷, 공수, 배례 → “감사합니다.” 교사 → “사랑..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 시흥행복지원센터 박현숙 시를 쓸 때 어려운 일 중 하나는 객관적 상관물을 찾아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빗대어 표현하는 일이다. 그래서 잘 쓴 시들을 보면 그 작업을 성공적으로 한 경우가 많다. 교실에서 시 쓰기를 할 때 교과서의 시들을 보여준 후 시 창작을 하게 하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어떻게 해요?”, “못 하겠어요.”라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시 쓰는 것을 직업으로 하고 있는 사람들의 시를 보고 ‘너도 이렇게 써봐!’라고 하는데, 어느 누구가 ‘음! 난 할 수 있어!’하면서 덤벼들 수 있겠는가? J는 수업 시간에 말을 하지 않는 아이였다. 협력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들은 모둠으로 앉아서 자신의 생각을 말로 하고 친구들의 의견도 들으면서 해야 하는데 말을 하지 않고 ..
놀아야 산다. 시흥행복교육지원센터 박현숙 27년 동안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였다가 지난 3년 동안 시흥행복교육지원센터에서 시흥혁신교육지구의 교육 사업을 담당하는 공무원으로 일을 했다. 이제 학교로 복귀하는 시점을 앞두고 한 달 전부터 등이 아파 한의원에 가서 치료를 받았지만 차도가 전혀 없었다.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는데 이유 없이 무작정 아프기만 하고, 누울 수도 없어 잠도 못 자고, 언제 나을 지 기약 없는 아픔은 두려움마저 자아냈다. 결국 한의원의 치료를 포기하고 대체 의학으로 전환했다. 그곳에서 진단한 원인인 즉, 3년 동안 의자에 앉아서 일하는 생활이 허리 중추에서 엉덩이를 거쳐 대퇴로 이어지는 4개 근육의 불균형을 가져왔으며, 그 불균형이 등쪽의 아픔을 야기시켰다는 것이었다. 아! ..
들뢰즈와 미래교육 영남대 김재춘 교수의 강의를 듣고, 교사 박현숙 씀 ‘나처럼 해봐요 이렇게 나처럼 해봐요 이렇게 아이 참 재미있어요’ ‘나처럼 해봐요 이렇게’라는 동요 가사다. 이 동요는 노래 부르는 사람이 ‘나처럼 해봐요 이렇게’ 하면서 동작을 취하면, 그 동작을 보고 그대로 따라 하면서 ‘나처럼 해봐요 이렇게’하고 되받은 후에 두 편이 함께 ‘아이 참 재미있어요.’라고 합창하며 손뼉을 친다. 플라톤의 이데아론에서 말하는 배움과 교사의 역할을 이 노래는 신기하게 잘 설명한다. 이데아인 실체가 존재하고, 이데아의 모사품인 현실에서 우리는 이데아라는 실체를 찾아 깨닫는 것이 배움이다. 즉 이데아를 알게 되는 상태가 ‘배움’이며, 이데아를 깨달음으로써 배움은 끝난다. 진리를 깨달았는데 더 필요한 게 뭐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