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 시흥마을교육자치회
- 시흥혁신교육지구 사업
- 지방교육자치
- 토론하기
- 교사연수
- 서평
- 교육자치
- 고등학교 자율교육과정
- 혁신학교
- 키르키스스탄
- 시흥혁신교육지구
- 인사말
- 1인 제작 영화
- 그림책 만들기
- 마을교육공동체
- 마을교사 수업
- 활동지
- 시흥행복교육지원센터
- 마을교육자치회
- 혁신교육지구
- 알바생 자르기(장강명)
- 고등학교 1학년 국어
- 교육 수필
- 중학교 2학년 국어 단편영화 제작
- 교육지원센터
- 중학생 작품
- 교육수필
- 한국형 지방교육자치
- 마을교육과정
- 주체적 감상
- Today
- Total
목록원고 (96)
나무
“샘~~~~ 야영 가요!” “왜?” “우리 데리고 야영 가요.” “내가 왜?” “아, 그냥요.” “말이 되는 얘기를 해라. 이상한 소리 그만하고 수업하자.” 여름 방학 전에도 야영 가자고 조르더니 3주 전부터 수업을 들어갈 때마다 10반 아이들이 야영을 가자고 또 조르기 시작한다. 아니! 담임 교사도 있는데, 나는 다른 반 담임인데, 어쩌자고 나한테 야영을 가자는 것일까? 아무래도 수업 시작을 늦추어 조금이라도 놀아보자는 수작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 조르는 것이 매 시간 지속되니 야영에 대한 내 생각을 밝혔다. “난 야영을 한여름과 한겨울엔 하지 않아. 그땐 어디 가더라도 펜션 같은 데를 가. 너무 덥고 추울 때 야영을 하려면 장비도 특수한 게 있어야 하고, 그걸 가지고 가더라도 무게가 너무 많이 ..
11월에 미래형 과학실 수업 공개가 있었다. 수업 공개는 다른 학교 구성원을 위해 하는 것이 주목적이었고, 우리 학교 교사들도 궁금한 사람은 참관이 가능했다. 그렇지만 일과 후에 대상 반을 남겨서 하는 게 아니라서 수업이 궁금한 사람은 시간표를 교환하거나 요행 그 시간이 빈 시간이면 가능했다. 나는 후자라 어려움 없이 그 수업을 참관할 수 있었다. 수업 공개는 올해 우리 학교에 오신 샘이 하셨는데, 젊은 과학 교사라 ‘자청’해서 한 것인가, 아니면 누가 공개할 것인가를 협의할 때 침묵을 지키고 있기가 어려워서 한 것인가는 물어보지 않았다. 그저 공개하고 촬영할 수 있게 해 줘서 고마웠을 뿐이었다. 그런데 수업을 참관하는 내내 수업에 대한 궁금증보다는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에서 벗어날 수 ..
“나 오늘 청소년 재단 이사장 만나러 갈 거야.” “샘, 항의하시지 마세요.” “왜?” “잘못한 건 우리잖아요.” “우리가 잘못한 건 없어. 왜냐하면 조건에 맞지 않으면 예선 탈락시키면 돼. 그런데 본선 진출시킨 다음에 계획서에 있던 상을 주지 않고 하루 종일 있게 한 건 잘못이야. 그걸 말하려고 하는 거야. 그리고 나는 청소년 재단은 청소년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을 청소년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는 걸 말하려고 가는 거야. 이래도 가면 안 돼?” “아, 그러시면 가셔야겠네요. 잘 다녀오세요.” 지난 주 금요일 청소년영화제 본선에서 들었던 의문점들을 해소하기 위해 주최 측인 청소년 재단에 전화해서 이사장과 통화했다. 그랬더니 ‘본인은 주최는 했지만 총괄한 책임자가 잘 알 것’이라 했..
“샘, 저 영화 동아리 만드는데 샘이 지도교사 해 주면 안 되요?” “되는데, 왜 2학년에서 찾지 않고.....” 우리 학교 동아리 구성 방식이 올해는 학생들이 동아리를 만들고 지도 교사를 구해서 1년 운영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때 동아리를 못 만든 학생들을 위해 교사가 만든 동아리를 나머지 학생들에게 홍보하고 구성해서 창체활동 동아리 시간을 운영한다. 지원이는 2학년으로 올라갔는데, 1학년 담임인 내게 영화 동아리 지도교사를 요청했다. 그러나 동아리 계획서를 자세히 살펴보니 영화 감상 동아리였다. “미안. 나는 영화 제작 동아리를 운영하고 싶어. 1학년에서 영화 제작 동아리 만든다고 하는 학생들 없으면 내가 그 동아리 지도 교사해 줄게. 2학년에서 좀 찾아보고 있어.” 이렇게 대화는 끝이 나고, 나..
“우리 반 오늘 결석이 10명이예요.” 학급 조회에서 돌아오는 이 선생이 너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한다. 그러자 여기저기에서 오늘 평소보다 결석이 유독 많다고 한다. “무슨 일이지? 금요일이라서?” “증거는 없지만, 아무래도 영어 수행평가 때문이라는 심증이 드네요.” 영어 교사인 전 샘이 겸연쩍게 웃으며 말을 한다. “왜요? 수행이 있으면 더 와야지 결석을 해요?” “결석으로 수행을 못 보면 다음 출석했을 때 보니까 수행 준비가 덜 된 애들이 그러지 않았을까 짐작을 하는 거죠. 그저 추측일 뿐이예요.” “세상에나~” 영어 수행 평가는 교과서 본문에서 자신의 지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주제를 선택해서 탐구한 후 보고서를 쓰는 것이었다. 보고서의 작문 분량이 스무 문장 정도였는데, 1학기 수행에서는 열 문장..
"싸우고 울고, 태풍은 지나갔다" “어제 용석이 엄마 전화를 받았는데, 그게 어떻게 학폭일 수 있냐고 하소연을 하시더라구요.” 1반 김 선생이 출근하며 어제 뚜껑이 열린 ‘바리깡 사건’의 진행을 말한다. “저도 어제 인범이 어머니께서 전화하셔서 소리를 지르면서 머리를 깎아 달라고 해서 깎아준 게 어떻게 학폭이냐 하시면서 엉엉 우시더라구요.” 5반 최 선생도 그 말을 듣고 전날 저녁에 받은 전화의 내용을 말한다. 아무 사고 없이 수련회도 잘 다녀왔는데 주말에 무슨 일이 생긴 거냐고 물으니, 3반 준혁이 머리를 5반 인범이, 1반 용석이 및 다른 학교 애들도 끼고 몇몇 애들이 바리깡으로 밀고 그걸 보면서 낄낄대고 웃었다고 한다. “뭐? 애 머리를 바리깡으로 밀었다고? 엄청난 학폭인데? 왜 그게 학폭이 아니라..
“샘, 저 우리 반 계속 할 수 있어요?” “그럼. 할 수 있지.” “그렇게 하면 선택 과목 바꿔야 하는데, 지금 바꿀 수 있어요?” “할 수 있지. 세상에 불가능한 일은 별로 없어. 다만 늦게 하거나 빨리 하려면 쉽게 할 수 있는 걸 어렵게 하겠지?” “네, 그럼 저 우리 반 계속 할래요.” “그러자. 오늘은 신경 쓰지 말고, 학교 가서 같이 해결해 보자.” “네~~” 대답하는 목소리가 날아간다. 은미가 수련회 마지막 날 밤 11시 조금 넘어 내게 들뜬 목소리로 전화해서 나눈 대화다. 지난 5월 학생정서행동 특성검사에서 다섯 명이 관심군이고, 그 중 세 명이 자살 충동이 있다는 결과를 받았다. 이 학생들만 따로 상담을 하면 다른 학생들이 이상하게 여길 수 있으니까 진로 상담을 하며 그 학생들은 진로 상..
몇 년 전 ‘카모메 식당’(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2007년, 일본 영화)을 보면서 비고츠키 교육학을 떠올렸다. 파리만 날리던 ‘카모메 식당’에 토미, 미도리, 마사코, 리사가 들어오면서 식당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는 곳으로 변하고, 그곳에서 사람들은 서로 마음을 나누며 각자의 상황에서 주체적인 삶을 찾게 된다. 이 영화의 배경은 ‘핀란드’다. 핀란드는 교육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그들은 그 원인으로 1963년 이후 지속적으로 진행한 ‘종합학교개혁’에서 찾는다. 핀란드 교육 개혁의 기반이 비고츠키 교육학이다.(208쪽) 지금 생각건대 핀란드를 배경으로 일본 감독이 만든 영화에서 – 사토 마나부의 ‘배움의 공동체’도 비고츠키의 교육학을 부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217쪽) - 비고츠키 교육학이 연상된 ..
“샘, ‘말미암이’가 뭐예요?” “응? 무슨 군대야? 아니면 방탄 팬인가?” “네???” “‘말미암이’가 아니라 ‘말미암아’. 원인이나 이유를 뜻하는 말.” “아~~~” 2학기 1차 지필고사를 본 날 앞반 국어 교사가 학생과 나눈 대화라고 한다.비교적 문제를 쉽게 냈다고 생각했는데 앞반 샘의 말을 듣고 ‘혹시’나 해서 복도에서 만난 의혁이에게 물어보았다. “국어 어려웠니?” “네!” “어느 부분이 제일 어려웠을까? 중세국어의 특징?” “아니요. 알고리즘 부분이요.” “아! 대안 생각하며 읽기 부분? 그게 왜? 지문은 쉽잖아.” “그렇긴 한데, 선택지의 그 미묘한 의미 차이가 너무 어려워요.” “그랬구나. 너는 이공계열 쪽이라 더 그렇게 느껴질 수 있었겠네.” “그렇긴 한데, 수학, 과학도 잘한다고 해 봐..
“샘, 머리가 아픈데 조퇴해도 돼요?” “집에 조퇴하겠다고 말씀드렸니?” “네, 엄마가 아프면 조퇴하래요.” “그러자. 이 이후 병원 갈 거니, 아니면 집에서 쉴 거니?” “집에 있는 약 먹고 좀 쉬면 나을 것 같아요.” “알았다.” 지유에게 학부모 의견서를 주고 보내니 뒤이어 민지와 영서가 연달아 와서 조퇴를 하고 갔다. 작년 학교를 옮겨 일반계고 1학년 담임이 되었다. 그런데 학교를 옮긴 후 놀란 게 학생들이 너무나 ‘고분고분’한 것과 출석 상황이 중학교에 비해 ‘엄청나게’ 좋지 않은 것이었다. 처음엔 의아했으나 아이들이 가져오는 서류를 보니 이해가 됐다. 중학교에서 익힌 내신 사수 신공으로 병원에서 떼어오는 진료확인서에는 ‘원인불상’의 복통이나 두통이 적혀 있거나 복통으로 ‘이비인후과’를 다녀오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