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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1학년 국어 국문학사 2000년대의 시, 소금 창고가 있는 풍경, 이가림 본문

학교/수업일지

고등학교 1학년 국어 국문학사 2000년대의 시, 소금 창고가 있는 풍경, 이가림

나무와 들풀 2024. 12. 23. 12:56

성취기준 : 국문학의 흐름을 알고, 특징을 이해한다.

2000년대의 시로 '소금 창고가 있는 풍경', 이가림의 시를 선택

이유 : 우리 학교 학생들이 아는 장소를 소재로 지어진 시. 2000년대 시의 특징을 담고 있음(생태주의 경향)

학생들이 다른 시에 비해 아주 관심 있게 읽고 감상함. 

 

 

소금창고가 있는 풍경

이가림

 

소래포구 어디엔가 묻혀 있을

추억의 사금파리 한 조각이라도

우연히 캐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속셈을 슬그머니 감춘 채

몇 컷의 흑백 풍경을 훔치러 갔다

가을은 서둘러 떠나버리고

미처 겨울은 당도하지 않은

서늘한 계절의 어중간

버젓이 갯벌 생태공원으로 둔갑해 있는

옛날 소금밭에 들어서자

찰칵, 찰칵, 찰칵,

서정없이 풍경을 자르는

재단사의 가위질 소리에

빼빼 마른 나문재들이 어리둥절

몸을 웅크렸다

시커먼 버팀목의 부축을 받으며

간신히 버티고 서 있는 소금창고와

버려진 장난감 놀이기구 같은 수차가

시들어가는 홍시빛 노을을

망연히 바라보고 있을 뿐

마른 뻘밭에 엎드린

나문재들의 흐느낌 소리를

엿듣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소금창고가 있는 풍경을 베끼러 갔다가

오히려 풍경의 틀에 끼워져

한 포기 나문재로

흔들리고 말았음이여

 

다음은 활동 

 

1. ‘소금창고가 있는 풍경을 낭송해 보자.

 

2. 2000년대의 시로 이 시를 고른 이유를 1990년대 이후의 시 경향을 검색한 후 추측하여 정리해 보자.

1970년대 80년대는 근대화, 산업화의 폐해, 군부 독재를 비판하는 참여적인 문학 경향이 있었다면 90년대를 지나며 산업화나 사회적, 시대적 비판과는 흐름을 달리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사회적이나 시대적인 일반적이고 큰 주제, 중앙 중심보다 지방, 개인적, 또는 소수를 대상으로 한 관심이 표현됨. 여성, 생태, 지나친 양극화 속의 저층민의 삶 등이 주요 소재로 창작됨. 이 시는 우리 시 근처에 있는 갯벌생태공원을 소재로 했는데, 이곳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곳이며 중앙 중심이 아닌 지방이다. 사회적, 시대 비판적인 흐름과 다르게 생태적인 관점이 잘 드러난 시이므로 골랐을 것 같다.  

 

3. 이 시의 내용을 이해해 보자.

 

(1) 시의 내용을 정리해 보자.

1~ 5: 어린 시절 추억을 찾아 사진을 찍고 소일하러 소래포구 어디엔가 감. 구경꾼, 방관자의 시선

 

6~ 15: 옛날 염전이었던 갯벌 생태공원에 들어서자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며 공원을 즐기고 있음. 화자-옛날 그곳을 알고 있기에 생태공원으로 변하고 사람들이 마냥 즐기고만있는 풍경이 낯설음. 나문재의 웅크림은 결국 화자의 감정 이입

 

16~ 24: 개발이데올로기에 밀린 소금창고와 수차(물레방아)가 저무는 노을을 망연자실하게 바라보고 있음. 어쩌면 화자 자신도 이들과 감정 이입이 되어 망연자실하게 노을을 바라보고 있다고 볼 수 있음. 간신히 버틴 소금창고나 버려진 수차, 시들어가는 홍시빛 노을은 쇠락의 이미지를 전달함. 시간적 배경 또한 쇠락의 이미지임. 그 속에 나문재들의 흐느낌을 아무도 들으려 하지 않음

 

25~ 28: 구경꾼으로 갔다가 화자 자신도 주요 소재들이 처한 상황에 동화되어 즐기지 못하고 슬픔을 느낌

 

(2) (1)을 참고로 내용을 이해해 보자.

- 화자는 소래포구에 왜 갔을까?

생태공원이기 전 옛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 소래포구에 가서 본 것은 무엇일까?

생태공원이 되어 사람들이 즐기고 있는 모습, 그곳의 주인이었던 사물들은 구경거리로 전락한 상황

 

- 16~ 23행의 풍경을 망연히 바라보고 있는 주체는 누구일까?

소금창고와 수차. 그러나 화자도 망연히 함께 바라보고 있다고 감상할 수 있음

 

- 나문재들이 흐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개발에 밀려 자신들의 서식처가 구경거리가 되고 나중에는 없어질지도 모르는 두려움

- ‘한 포기 나문재로 흔들리고 말았음이여의 의미는 무엇일까?

나도 나문재의 입장에 동화되어 단순한 구경꾼이 될 수 없었다. 그들에게 감정이입이 됨

 

4. 시를 감상해 보자.

(1) 시어가 주는 느낌과 이유를 말해 보자.

시어 주체와 느낌 이유
버젓이
사정없이
과거와 단절되어 만들어진 갯벌 생태공원
장소에 대한 공감어린 마음없이 풍경만 탐내는 재단사(구경꾼)
누군가에겐 추억의 장소이고 삶의 장소이던 자연이 공원이라는 인간만을 위해 구경하고 휴식하는 장소로 변한 것에 대한 화자의 성찰
어리둥절
웅크렸다
흐느낌 소리
나문재는 변화를 모름
구경꾼으로 오는 사람들이 두려움
두려움으로 인한 울음
인간을 위한 공간은 결국 자연에게는 폭력적일 수밖에 없으므로 그것은 두려움을 준다
망연히 바라보고 수차와 소금창고가 변화에 대처할 수 없는 무기력에서 오는 마음 인간 마음대로 하는 개발에 무기력하게 당할 수 밖에 없는 자연(사물)의 마음이다.
엿듣는
흔들리고
사람들은 나문재에 관심 없음. 나문재를 아는 나는 갈등함 사람들이 엿들어야 하는데 아무도 작은 식물에게 관심이 없고, 나문재를 옛날부터 알던 나는 그들의 두려움에 나도 공감하여 갈등이 임.

 

 

(2) 시에 나타난 이미지와 정서를 생각해 보자.

시어 이미지 정서
흑백 풍경 단순한 소박한 그리움의 정서
찰칵, 찰칵, 찰칵
가위질 소리
음성상징어의 차가운 이미지
절단 차가운 정이 없는
메마른, 정이 없는
빼빼 마른 풍족하지 않은, 부족함 소외감
시커먼 버팀목의 부축을 받으며
간신히 버티고 서 있는
하강을 겨우 버티는 쇠락
버려진
시들어가는 홍시빛 노을
소외
하강
쇠락
흐느낌 소리 청각적 슬픔

 

5. 이 시의 주제를 써 보자.

자연에 대한 인간의 폭력과 그를 바라보는 안타까운 마음

 

 

6. 시의 감상을 써 보자.

각자 쓰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