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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남을 돌보지 마라. 엄기호 저, 낮은산

나무와 들풀 2016. 6. 18. 11:36

아무도 남을 돌보지 마라

엄기호 저, 낮은산 출판사, 9800원

 

 이 시대의 키워드 '신자유주의'에 대해 아주 자세히, 실제적인 예를 들어가며 친절하게 설명하는 책이다. 평소 신자유주의에 대해 틈틈히 생각하고 저항했던 사람이면 읽을 필요가 전혀 없다. 아주 뻔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대체 신자유주의가 무엇이기에 그리 비판할까?' 혹은, '막연히 미래가 두려워 못 살겠다.' 혹은, '내가 왜 이리 바쁘지?' 혹은, '자격증을 따고 연수를 받아서 뭔가 자신이 그럴 듯해 보여야겠다고 아둥바둥'(요거이 자신을 상품으로 생각하고 상품가치를 높이려고 노력하는 행동이다. 일케 말하면 그거 자체를 당연하지! 하면서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을 능력이 없는 사람으로 비하하는 사람 포함) 하는지 의문이 드는 사람이라면 거기에 해당하는 답을 꼭 집어 제시한다.

 왜 명박 정권이 국제중, 특목고를 세우려고 안달복달하는지, 비정규직은 왜 이렇게 양산되는 것인지, 용산 참사의 끝이 이럴 수 밖에 없는 지도 아주 알기 쉽게 설명이 되어 있다.

 그리고 나도 신자유주의를 부정하려 할 때 국가로부터 '테러리스트'로 낙인 찍혀 제거당할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예견까지도 아주 쉽고 친절하게 설명을 한다.

 그렇다면 우린 어떻게 해야 하나? 설마 나는 그 대열의 낙오자는 절대 아니겠지? 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자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 되나?

 하하하... 열심히 자기 개발하시라. 그 개발은 끝이 없으며, 끝없는 경쟁에 심신이 거덜나면 낙오자로 찍혀 '너, 무능력한 밥벌레야. 니 입에 들어가는 쌀이 우리 세금인데 아까워서 못 넣겠다. 그냥 죽어.'라고 했을 때, '난 열심히 살았으며, 국가에 공헌했었고, 지금은 나이 먹어 그러니까 나도 쉴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거 아니냐!'고 부르짖는다면 그 답도 여기에 있다. '아니! 필요없어. 그냥 꺼지던가, 닥치고 있다가 죽던가.'

 그렇담 경쟁이 별로 필요없어 보이는 교사와 공무원 니들 얄밉다고? 걍 미워들 하시라. 공공재에 경쟁이 들어가면 결국 고를 수 밖에 없으며, 고른다는 것은 자신도 골라진다는 것을. 돈 많은 좋은 국민, 돈 없는(세금만 축내는) 파렴치한 국민.

 그리하여 현재 전교조 개박살 나고 있고, 공무원노조도 국가전복세력(테러리스트)으로 점차 몰이를 당하고 있는 이 즈음. 다시 한 번 부시를 생각해 보자.  부시가 왜 그리 테러와의 전쟁을 사랑했는지.

 부시를 뽑았던 미국 국민들이 왜 오바마를 찍었으며, 그들은 지금 무엇을 버리려 하고 있는지. 미국 따라쟁이 대한민국. 우리도 이젠 신자유주의 버릴 때가 되지 않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