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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의 거리에서 들뢰즈를 읽자, 김재인, 느티나무책방, 2016 본문
아마도 2016년이나 2017년에 사서 읽다가(읽으면서 너무 좋아서 김재인이라는 분 모셔서 강의를 한 번 들어볼까 했던 기억이 난다.) 어쩌다 보니 뒤에 조금 남겨 두고 못 읽었는데 이번에 다 읽고 발췌했다.
혁명의 거리에서 들뢰즈를 읽자
김재인, 느티나무책방, 2016
들뢰즈 사상은 왜 독창적인가?
우리가 자신에 대해 관대하고 무비판적일 때, 희망과 사실을 혼동할 때, 우리는 사이비 과학과 미신에 빠져든다.(칼 세이건, 『악령이 출몰하는 사회』, 39~40쪽)
들뢰즈의 철학은 현실에서 통할 수 있다, 즉 효과적이라는 겁니다. 말로만 세상을 바꾸자고 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이즈’와 ‘앤드’의 가장 중요한 차이 중 하나입니다. ‘앤드’를 강조하는 것은 결국 어떤 종류의 실천을 함축합니다.
결국 근대라는 시기에 자본주의가 탄생했느냐 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우연이라는 겁니다. 정확히 표현하면, ‘우연한 만남들’이었습니다. 자본주의를 구성하는 여러 흐름들이 하필 그때 거기에서 우연히 우발적으로 만났기 때문에 자본주의가 탄생했습니다. 세계사의 흐름은 우연과 우발에 좌우되며 어떤 필연적 과정을 밟지 않습니다.
들뢰즈는 생성을 강조합니다. 따라서 무작정 해 봐라, 이런 게 중요한 권장 사항입니다.
다수성은 표준입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등급을 자신을 중심으로 매기고 권력을 행사합니다. 따라서 모든 생성이 소수적이라는 말은, 탁월하게 정치적인 의미를 띱니다. 따라서 소수-생성은 멈추지 않는 운동이어야 합니다.
홀로, 자유롭게, 이런 건 환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주체란 몸을 구성하는, 몸과 연관된 물질 변화의 부산물로서 생기는 느낌들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집단의 중요성을 이야기한 것도 주체를 형성하는 가장 가까운 조건이 바로 옆에 있는 사람들과 물질들이기 때문입니다.
시기별 특징
‘본능과 제도’. 본능은 만족을 추구하는 직접적 방식이고, 제도는 인위적 수단을 통해 만족을 추구한다는 것입니다. 제도는 사람들이 고안한 것입니다.
자본주의 자체가 홈이 파여져 있기에 원치 않아도 악의 협조자 또는 동업자가 되는 상황에 모두 연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원치 않았는데 연루되어 있다는 점, 그렇게 행할 수밖에 없다는 점, 사회가 그런 식으로 짜여 있기 때문이라는 점 말입니다. 우리가 의도하지 않아도 특정하게 행동하는 것은 사회와 물질의 세계가 그런 식으로 짜여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무의식은 역사적 구성물입니다. 무의식은 물질세계 자체이고 사회 자체입니다. 들뢰즈와 과타리는 무의식을 사람의 머리통과 관련시키지 말고 사회와 관련시키라고 주장합니다.
들뢰즈가 생각하는 세계는 바로 사회입니다. 존재는 사회입니다. 인간은 사회를 통해서만 존재를 경험합니다. 인간이 살아가는 존재 세계가 사회입니다. 존재와 사회는 분리할 수 없습니다. 무의식은 사회 자체입니다. 존재 자체, 세계 자체죠. 혁명은 그 길 자체를 바꾸는 일이어야 합니다. 길이 바뀌지 않으면 결국 우리는 만날 그 길로 다니게 되죠.
정치는 타인을 바꾸려는 행위입니다. 윤리는 자기를 바꾸는 실천이고, 정치는 타인을 바꾸는 실천입니다. 사회에 나 있는 보이지 않는 길들을 바꾸는 게 결국은 사회는 바꾸는 일리고 혁명적 실천이라고 앞에서 이야기했는데, 여러 혁명적 실천 중 하나인 예술적 실천이 그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감각과 언어에 교집합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의식, 이성, 설명 같은 것들을 비켜 간다는 점에서 예술 작품은 무의식적으로 작용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철학은 개념을 창조하는 일을 합니다. 과학은 함수를 창조하는 일을 하죠. 예술은 감각을 창조하는 일을 합니다.
자신이 반드시 죽을 예정이라며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하는 질문으로 감각은 사람을 후려칩니다. 보통은 잊고 지내고 싶은 사실이지요. 쩨쩨하게 생성을 인간 수준에서 보려 해서는 안 됩니다. 우주 전체가 어떤 원리에 따라서 작동하는지를 알고, 인간이 바라는 것과 그 작동이 부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부합할 수 있다면 어떻게 해야 더 부합할 수 있을지를 찾는 식으로 가야 합니다.
좌파는 왜 들뢰즈를 꺼리는가
들뢰즈는 자기를 가장 나중에 놓는 자, 우주에서부터 점차 좁혀 오면서 마침내 자신에 이르는 자가 좌파라는 것입니다. 아주 독특하죠?
흄의 분석에 따르면 ‘반드시’라는 건 자연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런 건 우리 머릿속에만 있다는 것입니다. ‘반드시’가 삐지고 나면, 자연 안에 우연과 우발이 내재해 있을 뿐입니다.
부록1
들뢰즈
부록2
문답으로 말하는 ‘안티 오이디푸스’
부록3
세계 자본주의 상황에서 잘 산다는 것
존재론은 필연적으로 사회 이론으로 발전해야 하며(왜냐하면 우리의 존재 조건이 바로 사회이기에) 종국에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윤리적, 정치적 물음에 답해야 한다. 삶의 시간은 실제로는 ‘지금 이 순간’밖에 없는데 이 순간이 ‘과거’를 만든다. 과거란 일어난 일들의 전체를 가리킨다. 일단 일어난 일은 돌이킬 수 없다는 점에서, 과거는 영원하다.
부록4
연애에 관하여
자신을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배울 수 없다. 자신이 가장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가르침과 배움은 대칭적이지 않다. 잘 가르친다고 해서 잘 배우는 것도 아니고 못 배운다고 해서 못 가르치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못 배우더라도 잘 가르치는 일이고 못 가르치더라도 잘 배우는 일이다. 고귀한 자는 남을 깎아 내리는 대신 자신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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