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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책 (166)
나무
최근 스팀 다리미가 고장나서 동네 세탁소에 갔더니 세탁이 아닌 다림질 같은 건 이미 다 사라져버렸다. 그럼 다림질만 필요한 것도 세탁을 하라고? 편리한 건지, 필요한 걸 건너뛰고 소비를 하지 않으면 정상적인 삶이 안 되는 건지. 가장 구식인 세탁소와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과 가장 최신의 로봇이 만나 서로 의지하며 산다. 사람하고만 의지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로봇이 아닌 개나 고양이도 함께 오래 살면 감정을 나누니까. 얼마 전 수업 시간에 다룬 '로봇 시대, 인간의 길'이라는 제재와 함께 말할 수 있는 소설이나, 장편 소설을 모든 아이들이 읽을 순 없다. 다만 권하는 것으로 대신할 밖에.
학교의 공간이 시민을 길러낼 수 없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는 사실이다. 푸코는 학교가 병영과 같은 구조 속에서 권력이 미세하게 학교를 통해 근대인들을 통제에 익숙해지게 했다고 지적했다. 학교 공간에 대한 깊이 있는 생각을 하고 싶으면 이런 책들보다 '감시와 처벌'을 읽는 것이 오히려 단편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공간 혁신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서 그동안 읽었던 책들의 발췌본을 엮어 보았다. 공간이 아이를 바꾼다는 내가 처음 만난 학교 공간에 대한 이야기였다. 우리 나라 학교의 공간이 일제 강점기 황국신민정책에서 나온 것으로부터 지금까지 공간이 민주적일 수 없는 이유가 처음 부분에 나온다. 그리고 본인이 학교 공간 혁신 사업을 했던 사례를 소개한다. 학교의 품격은 가장 체계적으로 학교 공..
피로사회 한병철, 문학과 지성사, 2013 피로사회 - 신경성 폭력 오늘날의 질병은 타자의 부정성이 아니라 긍정성의 과잉으로 인한 질병이다. 신경성 폭력은 시스템적인 폭력, 시스템에 내재하는 폭력이다. 우울증도, 주의력결핍과인행동장애나 소진증후군도 과잉의 징후이다. - 규율사회의 피안에서 병원, 정신병자 수용소, 감옥, 병영, 공장으로 이루어진 푸코의 규율사회는 더 이상 오늘의 사회가 아니다. 피트니스 클럽, 오피스 빌딩, 은행, 공항, 쇼핑몰, 유전자 실험실로 이루어진 오늘날은 성과사회로 변모했다. 우울한 인간은 노동하는 동물로서 자기 자신을 착취한다. 타자의 강요 없이 자발적으로. 그는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다. - 깊은 심심함 니체는 “우리 문명은 평온의 결핍으로 인해 새로운 야만 상태로 치닫고 있..
탈식민성과 우리 인문학의 글쓰기 김영민, 민음사, 1996 논문중심주의와 우리 인문학의 글쓰기 논문이란 형식성의 체계. 첫재 논문이 우리들의 의식사(학문사)로부터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글쓰기 형식이 아니며, 둘째 논문과 학자(의식) 사이의 관계가 대단히 일방적(논문⇒학자)이며 ㅌ타율적이라는 점이다. 논문의 불행은 복잡한 인간의 다양한 경험을 하나의 경직된 스타일 속에 담을 수 있다는 독선적 태도에서 연유한다. 무릇 의미와 가치는 컨텍스트의 역사와 터에서 생기는 법이고, 또 우리 삶이 마당이 의미와 가치의 연계망이라면, 삶(의 복잡성)을 컨텍스트(의 복수성과 역동성)의 관점에서 풀이하는 것은 매우 뜻 있는 작업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원전중심주의와 우리 인문학의 글쓰기 교실 문화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원전 ..
교육혁신의 시대 배움의 공간을 상상하다 함영기 외, 살림터 학교 혁신의 경로는 대체로 수업 혁신, 교육과정 혁신, 평가 혁신 순으로 일어난다. 제1장 꿈을 담은 교실을 넘어 미래를 담은 학교 학교가 규격화된 성냥갑처럼 지어지던 근대 시기, 교육의 목표는 학생들을 체계적으로 길들여 표준화시키는 것이었다. 기본적으로 학교는 훈육을 그 중심 원리로 두게 되었고, 근대적 교육 공간으로서 학교의 모습도 그에 맞춰 변화되었다. 이러한 공간에서 선발적 교육관에 따라 이루어지는 교육은 학생의 고유성과 존엄성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으며, 교육적 경험의 구성과 전인적 발달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 1962년에 도입된 ‘학교 시설 표준설계도’는 천편일률적인 배움의 공간을 만들어 냈다. 1990년대 현대화 시범학교 계획에 따른..
2010년 초판이라고 해서 지금 우리의 수준이 이 책보다 낫지 않다. 시민의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시민을 기르는 교육을 해야 하므로 민주주의를 공부할 필요가 있었다.
혁신교육과 미래교육을 위해 긴 호흡으로 생각하며 읽어볼 가치가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철학적인 바탕과 필연성을 발견할 수 있는데, 숙고하는 교사가 별로 없어서 ....
마녀 프레임 이택광, 자음과 모음, 2013 에필로그 마녀 프레임은 박물관에 남겨진 유물이라기보다 지금 현재 진행형으로 우리 곁에서 의사소통에 간섭하는 요소다. 마녀 프레임은 정치적 성향이나 이념을 넘어서서 작동한다는 특징이 있다. 자기 의사에 반하면 마녀로 낙인찍어서 사냥을 벌이려는 시도는 오늘날에도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배제를 위한 논리가 마녀 프레임을 이루는 핵심이다. 1장 마녀사냥과 인쇄술 (마녀 사냥에 작동한 중요한 요소는) 이데올로기였다. 이데올로기는 단순한 강제나 복종을 의미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자발적 복종이다. 인간이 무엇인가를 자발적으로 하려면 즐거워야 한다. 다시 말해 이데올로기는 즐거움에 대한 문제인 것이다. 마녀사냥이 어쩌면 요즘 축구나 야구 같은 스포츠 게임과 흡사했으..
세상을 바꾼 전염병 예병일, 다른, 2015 머리말 인류는 결코 병원성 미생물을 피할 수 없다. 오히려 지구상에서 공생해야 하는 운명에 처해 있다. 전염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을 퇴치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갈 방법을 찾는 것이 21세기를 살아가는 인류에게 필요한 태도다. 1. 전염병과 인간 미생물이 종간 장벽을 넘어서면서 인수공통전염병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현재 직상에서 가장 고등 생물이라 할 수 있는 인류는 맨 나중에 태어난 포유동물에 속한다. 진화는 진보가 아니라 자연선택에 의해 생존에 적합한 개체가 살아남은 결과의 산물인 것이다. 미생물의 입장에서는 병을 일으키는 것보다 공생을 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다. 새로운 숙주를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2. 전염병의 시대 고대 로마를 멸망시킨 ..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리사 펠드먼 배럿 지음, 변지영 옮김, 더퀘스트, 2021 인간 뇌에 대한 더없이 흥미롭고 유익한 아홉 번의 강연 배럿은 ‘인간의 감정은 문화적 환경 속에서 후천적으로 학습되고 구성되는 생물학적 토대를 가진다’는 획기적인 이론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해석해보자면, 모든 사람에게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감정의 지문은 존재하지 않으며, 감정은 문화와 전후 맥락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되고 표현될 수 있는 구성된 개념이자 일련의 개체군 사고임을 보여준다. 1/2강 뇌는 생각하기 위해 있는 게 아니다 진화에는 ‘왜’가 없다. 뇌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생존을 위해 에너지가 언제 얼마나 필요할지 예측함으로써 가치 있는 움직임을 효율적으로 해내도록 신체를 제어하는 것, 곧 알로스타시스를 해내는 것이다...